한·미 공조 최고조

한·미 공조 최고조

기사승인 2009-08-25 00:02:01
[쿠키 정치] 한국과 미국간 공조가 더욱 견고해지는 분위기다. 북한의 ‘통미봉남(通美封南·미국과는 통하고 남한은 배제한다)’ 전술은 더이상 발 디딜 곳이 없어졌다는 지적들이 정부 당국자들을 통해 나오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4일 “대북 정책 등을 포함해 한·미 공조체제는 건국 이래 최고조에 올라 있다”면서 “부시 행정부보다 오바마 행정부가 더 대화가 더 잘된다”고 말했다. 북한의 전술로 의해 '가다 서다'를 반복했던 역대 정부의 한·미 관계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방한 중인 필립 골드버그 미 국무부 조정관은 이날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은 유엔 제재와 무관하다”고 말했다. 현대그룹과 북한이 합의한 금강산 관광 재개 등 5개항에 대해 미국 대북 제재팀을 이끌고 있는 인사가 직접 나서 논란을 잠재운 것이다.

그동안 현대그룹이 북한과 맺은 합의안 중 개성공단 활성화와 금강산 및 개성 관광 재개 조치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을 위배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 사업들이 북핵 또는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자금의 '돈 줄'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만약 미국이 반대 의사를 표명했을 경우, 화해 국면을 맞은 한반도 정세는 또다시 회오리 속에 말려들 가능성이 컸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골드버그 조정관은 “대북 제재를 위한 안보리 결의 1874호도 인도주의, 개발 목적 등을 예외로 하고 있다”며 “금강산이나 개성관광, 개성공단 등도 이런 맥락에서 안보리 결의와 무관하다는 게 나의 평가”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의 설득 작업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골드버그 조정관은 또 최근 북한의 잇따른 유화 제스처에 대해 “안보리 제재의 이행과는 별개 사안”이라고 규정했다. 핵문제가 해결될때까지 대북제재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우리 정부도 화답하고 나섰다. 문태영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한·미 양국은 비핵화와 관련해 북한의 태도에 근본적인 변화가 없는 한 한·미 양국의 북핵 대응기조는 변하지 않을 것

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긴밀한 공조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 골드버그 조정관의 발언은 우리 정부 조치에 대한 답례 성격이 짙다. 북한 조문단이 청와대를 예방했을 때, 이명박 대통령은 '되돌릴 수 없는 핵포기'를 전제로 한 대북지원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의 일관되고 확고한 대북원칙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모처럼 맞이한 남북대화 국면에서 한·미 공조의 틀을 지키며 대응한 우리 정부가 미국으로선 고마울 수 있다.

한·미 양국의 빈틈없는 대북 공조체제로 인해 북한의 고민은 더욱 깊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결국엔 북한이 명분을 만들어 대화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하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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