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3일 미국을 방문하는 카다피는 잉글우드에 있는 리비아 대사관 소유 토지에 베두인 텐트를 설치해 체류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뉴저지주 주민들은 리비아 출신 테러범 압둘 바셋 알 메그라히가 1988년 저지른 팬암 항공기 폭파 사고로 숨진 희생자 유가족들이 많이 사는 지역에 카다피를 머물게 할 수 없다며 분노하고 있다고 미국의 소리(보이스 오브 아메리카)가 25일 보도했다. 카다피는 스코틀랜드 감옥에서 8년간 복역하던 알 메그라히가 말기암 환자라는 이유로 석방돼 지난 20일 리비아로 송환되자 영웅 대접을 하며 성대한 환영행사를 벌였다. 이 때문에 지역 주민들의 반대 여론은 극에 달하고 있다.
심지어 카다피의 미국 방문을 막기 위해 비자 발급을 허용해선 안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마이클 와일즈 잉글우드 시장은 “주민들이 테러범을 영웅 대접하는 사람을 맞아야 한다는 사실에 격분하고 있다”며 “카다피가 미국 비자를 발급받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프랭크 로텐버그 민주당 상원의원은 성명을 통해 “카다피는 이곳에서 환영받지 못할 것이 자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엔 의장국인 미국으로선 유엔 활동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는 카다피를 막을 방법이 없다. 이언 켈리 국무부 대변인은 “카다피가 어디에 텐트를 설치할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미국민의 반발 여론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카다피의 뉴욕 정상회동은 성사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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