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한 청년의 작은 선행 동영상이 화제다. 집단폭행을 당하는 학생을 보고도 모른 척 그냥 지나가는 성인들, 노인에게 욕을 하고 주먹을 휘두르는 젊은이 등 도리를 외면하는 세태에 대한 소식이 난무하는 세상에 실로 오랜만에 훈훈한 감동을 준다는 네티즌들의 칭찬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6일 국내 동영상 사이트에 ‘지하철에서 만난 행동하는 양심’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된 이 동영상은 당시 지하철 열차 안에 있던 한 승객이 즉석에서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 올린 이는 이 곳을 4호선 충무로역이라고 밝혔다.
동영상을 보면 차 바닥에 한 중년 남성이 누워있다. 술에 몹시 취한 듯 보이고 차 안에는 꽤 많은 승객들이 있지만 모두들 멀리 떨어져 못 본 척 하거나 힐끔거리기만 한다. 이어 열차가 서고 또다시 많은 사람들이 타지만 이들 역시 처음 봤을 때 흠칫 놀라기만 할 뿐 이내 외면하며 이 남성을 넘어가거나 반대 방향으로 가 버린다.
이 때 20대 초반 내지는 중반 정도로 보이는 ‘훈남’이 등장한다. 이 청년은 중년 남성을 발견하고는 잠시 쳐다보다 같이 탄 여성에게 건너편 자리에 앉아 기다리라고 한 후 이 남성을 일으켜 세우기 시작한다. 덩치가 상대적으로 작아보이는 이 청년은 힘겨워하면서도 결국 중년 남성을 자리에 앉혀주고, 계속해서 고꾸라지는 그를 위해 자신은 자리에 앉지도 않고 어깨를 잡아주고 있다.
이 동영상은 다음TV팟에서 이틀만에 조회수가 10만건을 넘는 등 네티즌들의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너무 멋진 청년이다” “저런 사람들만 있다면 세상에 무서울 것이 없겠다” 등 극찬이 이어지고 있다. 물론 일부 네티즌은 “혹시 연출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그만큼 요즘 세상에 이런 장면은 보기 어렵다는 반증이다.
한편 일부 네티즌은 “만약 저 아저씨가 죽어있는 것이었다면 어쩔 뻔 했느냐. 몇 달간 경찰서 출근해야 하고, 유가족이 소송이라도 하면 (최악의 경우) 감옥에 갈 수도 있다. 아직 어려서 잘 모르는 것 같다” “나도 예전에 쓰러져 있는 취객 도와주려다 ‘아리랑치기 아니냐’며 이상한 사람 취급만 받았다”는 댓글을 남겨 작은 인정과 도움 베푸는 것 하나도 두려워해야 하는 안타까운 세태를 비꼬기도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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