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대표는 30일 실시된 일본 중의원 선거 개표 2시간 만에 "국민의 뜻이 마침내 결실을 봐 정권교체를 이루게 됐다"고 승리를 선언했다.
그로부터 20분 뒤 아소 다로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자민당에 대한 불만을 씻어내지 못했다"고 패배를 인정한 뒤 자민당 총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민주주의 선진국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집권 자민당의 54년 일당 지배체제가 막을 내렸다. 일본 국민은 '새 일본 건설'을 선거 모토로 내건 민주당을 선택했다. 이종원 릿쿄대 교수는 "신자유주의 개혁에 반발한 중하위층의 반란"이라고 이번 선거 결과를 규정했다.
하토야마 대표는 관례에 따라 다음달 15일쯤 열리는 특별국회에서 차기 총리로 선출될 예정이다. 하토야마 대표는 이르면 31일 내각의 핵심 요직을 지명하고, 조각 작업을 담당할 정권이행팀을 발족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사민당, 국민신당과 3당 연립정권 구성을 위한 협의에 착수한다.
조각이 완료되고 새 내각이 출범하면 하토야마 대표는 총리 자격으로 다음달 23일부터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와 주요 20개국(G20) 금융정상회에 참석하며, 이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집계 결과 현재 민주당은 총 480석 가운데 308석을 얻어 각각 119석과 21석에 그친 자민당과 공명당에 압승을 거뒀다. 이로써 1955년 보수연합으로 탄생한 자민당은 사상 처음으로 원내 제2당으로 전락하면서 정권을 내주게 됐다.
민주당은 연정을 추진 중인 사회민주당(7석) 국민신당(3석) 일본신당(1석)등과 합할 경우 319석을 확보하게 된다. 다만 참의원 없이도 의안을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는 '꿈의 의석'인 320석(3분의2)에는 미치지 못했다. 정당별 투표 전 의석수는 자민당 300석, 민주당 115석, 공명당 31석, 공산당 9석, 사민당 7석 등이다.
앞서 일본 방송들은 투표직후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 일찌감치 민주당의 300석 이상 확보를 예상했다. NHK는 민주당이 지역구에서 227∼242석 등 비례대표를 포함해 315석 이상을 획득할 것으로 예측했다.
청와대 측은 "일본 총선 결과는 변화와 개혁에 대한 일본 국민의 열망을 반영한 것"이라면서 "한·일 관계를 한단계 격상하는 발전적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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