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문학의 명작 원본을 만난다

전북 문학의 명작 원본을 만난다

기사승인 2009-09-01 17:44:03
[쿠키 사회] 석정 신석정의 시집 ‘촛불’(1939년). 백릉 채만식의 소설 ‘탁류’(39년). 가람 이병기의 ‘가람시조집’(47년)….

세상이 다 아는 전북 출신 작가들의 명작들을 원본으로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전북문학연구원(원장 허소라)는 4∼10일 전북예술회관에서 ‘전북문학 도서전시’를 펼친다. 이번 행사에선 ‘역대 작고 문인 문집’과 ‘기관 및 동인지’로 나눠 250여종 1200여권을 전시한다.

‘작고 문인 문집전’은 한국 근현대문학의 큰 맥을 이어온 전북 출신 작가들이 주인공이다. 38년에 나온 서정주 ‘화사집’(복사본)을 비롯해 김해강의 ‘동방서곡’(68), 김환태 전집(88) 등도 오랜만에 독자들을 만난다. ‘가람시조집’의 39년 초판은 도난당해 47년 본이 전시된다.

‘기관 및 동인지전’에선 52년 창간한 ‘연비동인시집’을 비롯해 ‘국어문학(55년)’ ‘모양촌(60년)’ ‘전북예총(65년)’ ‘밀림대(71년)’ 등의 창간호가 선보인다. 또 지금도 발간되고 있는 ‘전북문학(69년 창간)’과 ‘노령(蘆嶺·79년)’ ‘내장문학(81년)’ 등의 창간호도 있다.

이 자료들은 시인 겸 군산대 명예교수인 허소라 원장이 50여년간 모은 것들이다.

“요즘 여러 분야에서 벌어지는 옛것 찾기가 유독 도서 분야만은 소홀하더군요. 세월이 압축된 야릇한 종이 향에서, 나아가 문장과 문장 사이에 숨쉬고 있는 작가정신과의 해후는 그 감동이 크지 않을 수 없지요.”

허 원장은 “가난과도, 죽음과도 타협하지 않았던 그들이 각혈하면서 한줄 한줄 원고지를 메워나갔던 처절한 작가정신을 요즘의 고급 모조지와 화려한 장정본 속에선 만나기 어렵다”며 “책은 일평생 소장할 만한 가치가 있음을 깨닫는 전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주=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김용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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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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