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신라 제30대 문무대왕릉비가 두 조각으로 갈라져 사라진 지 200년 만에 해후했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지난 2일 경주시 동부동 한 주택에서 신라 문무왕(재위 661∼681) 사후 682년 경주 사천왕사에 세워진 비(碑)의 상단 부분을 발견했다고 3일 밝혔다. 가정집 수돗가에 박혀 있던 이 비는 상수도 검침원이 50㎝ 가량 돌출돼 있는 돌에 글자가 새겨져 있는 것을 보고 제보함으로써 빛을 보게 됐다.

국립경주박물관은 현지 조사 결과, 이 비석은 그동안 실물의 행방이 알려지지 않았던 문무왕릉비의 상단 부분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조선시대 경주부윤을 지낸 홍양호(1724∼1802)의 ‘이계집(耳溪集)’은 1796년(정조 20년) 문무왕릉비 조각을 발견했다고 기록했다.

이 비석의 탁본은 당시 청나라 금석학자 유희해(1793∼1853)에게 전해져 그가 쓴 ‘해동금석원(海東金石苑)’에 내용이 실렸는데, 삼국을 통일한 문무왕의 업적과 가족 관계 등을 적었다. 이후 문무왕릉비의 행방이 묘연했으나 1961년 하단 부분이 경주시 동부동에서 발견돼 국립경주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이번에 비석 상단 부분이 발견된 주택은 신라시대 관아로 사용하던 곳으로 문무왕의 비석이 세워진 사천왕사와 2㎞ 가량 떨어진 곳이다. 경주박물관 진정환 학예연구사는 “비석이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원래 있던 자리에서 이곳으로 옮겨져 온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신라 최대의 전성기인 문무왕에 대한 자료를 제공하는 귀중한 유물”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광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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