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에 맞선 인도인 후세인씨 “한국인 선입견과 편견 심각”

인종차별에 맞선 인도인 후세인씨 “한국인 선입견과 편견 심각”

기사승인 2009-09-06 16:42:01
[쿠키 사회] 한국의 인종차별 관행을 신흥개발국 출신의 외국인이 공개적으로 문제 삼고 나섰다.

주인공은 성공회대 민주주의연구소에 연구교수로 재직 중인 인도인 보노짓 후세인(28)씨. 그는 7월10일 오후 9시쯤 버스에 함께 타고 있던 자신에게 “더럽다”, “냄새난다”는 등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모욕감을 준 박모(31)씨를 고소했다. 이와 별도로 인종차별도 범죄 행위로 인정하고 처벌토록 해 달라며 국가인권위에 진정서를 냈다. 그는 인도 뉴델리의 델리대학에서 현대사를 전공한 뒤 2003년 졸업했으며, 환경 및 인권운동 분야에서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초 한국으로 와 성공회대 아시아비정부기구(NGO)학 석사과정에 입학했고 이듬해 졸업과 동시에 민주주의연구소 연구교수로 임용돼 신자유주의 속 한국과 인도의 노동운동을 연구하고 있다.

그는 “경찰과 검찰을 드나들며 매일 이런 경험을 누군가에게 설명하는 것은 스트레스였지만, 한국의 인종차별 문제를 공론의 장으로 끌어낸 것은 큰 성과라며 백인과 비백인을 차별하는 이중적 인종 잣대는 한국인의 선입견과 편견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준다”고 개탄했다. 또 “한번은 버스에서 졸다가 종점까지 갔는데 운전사가 발로 툭툭 차면서 내리라고 했다”며 “그는 분명히 나를 보고는 그렇게 해도 될 것으로 생각했겠지만, 내가 만약 백인이었다면 그가 그런 행위를 했을지 궁금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한국인들의 행동이 자신들보다 경제적으로 못사는 사람들에 대한 ‘알량한 우월감의 발로’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인은 동남아시아나 남아시아 출신 외국인들이 자신들이 일하기를 꺼리는 작은 공장에서 돈을 버는 더러운 동물쯤으로 여긴다. 그러나 이들이 없다면 도대체 누가 ‘위험하고 더러운’ 중소기업에서 한국의 밑바닥 경제를
살리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인간에 대한 차별과 불의가 있다면 국적이 무엇이고 당신이 어디서 살고있는지 등은 중요하지 않다”며 “내가 어디에 있건 앞으로도 이와 같은 차별에
당당히 맞서 싸워나가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6일 법무법인 공감과 성공회대 등에 따르면 인천지검 부천지청 형사2부(부장검사 김형일)는 지난달 31일 형법상 모욕 혐의로 박모(31)씨를 약식기소했다. 국내에서 외국인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모욕혐의로 기소된 것은 처음이다. 김주선 부천지청 차장검사는 “국내 법은 이런 상황에 대해 내국인과 외국인의 차별을 두고 있지 않다”며 “‘법 앞의 평등’ 정신에 따라 공정하게 처리했으며 한국인이든 외국인이든 마찬가지로 다룬다”고 설명했다. 부천=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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