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북한강 상류에 위치한 북한 임남댐(금강산댐)에서 예고 없이 대량의 물이 방류되면 서울을 포함한 하류 지역은 어떻게 될까.
북한의 기습적 방류로 6일 '임진강 참사'가 발생하자 북한강 수계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북한강 치수를 담당하고 있는 수자원공사의 결론은 한 마디로 '이상무'다.
8일 수자원공사 강원지역본부에 따르면 최악의 경우 임남댐이 붕괴되더라도 임남댐 바로 아래 강원도 화천군에 위치한 평화의댐 저수 여력이 충분해 하류 지역의 대처 시간이 충분하다.
평화의댐 최대 저수용량은 26억3000만t. 36㎞ 상류에 위치한 임남댐의 26억2400만t을 약간 웃돈다. 게다가 평화의댐은 건류댐으로 물을 가두지 않고 하단의 4개 수로를 통해 물을 그대로 흘려보내기 때문에 평상시 거의 비어 있다. 현재 저수량은 3000만t에 불과하다. 따라서 임남댐에서 엄청난 물이 밀려올 경우 평화의댐은 1차 저지선 역할을 하게 된다. 댐 수로를 통해 미처 빠져나가지 못하는 물이 댐 수위를 높여가는 사이 한강 하류 댐들이 일제히 방류를 하면 홍수 발생을 충분히 막을 수 있다는 게 수자원공사 측 설명이다. 평화의댐 최대 방류량은 초당 8300t으로 화천댐 5400t 외에 춘천댐 1만2600t, 의암댐 1만6000t, 청평댐 2만t, 팔당댐 2만6000t 등에 크게 못 미친다.
평화의댐 관리소 관계자는 "홍수기 북한강 수계 댐들이 모두 만수위 상태에서 임남댐이 붕괴되는 등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볼 수 있지만 홍수기에는 하류의 댐들이 사전에 물을 흘려보내 댐 수위를 절반 수준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문제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은 2002년 1월에 예고 없이 임남댐 물 3억5000만t을 방류한 이래 지금까지 7∼8차례 물을 대량 흘려보낸 적이 있다. 지난해에도 2∼3차례 많은 물을 흘려보냈지만 평화의댐 용량이 워낙 커 흙탕물 피해 정도만 일으켰다고 그는 설명했다. 평화의댐 바로 아래에서 물이 불어날 수 있지만 민통선 안이라 야영객 사고 등이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하지만 임진강 참사로 강원 지역은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평화의댐 관리소와 수자원공사, 한강홍수통제소, 군 등은 평상시 수위 변화와 흙탕물 유무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24시간 가동하고 있다.
평화의댐은 5공 정권 당시인 1986년 북한이 임남댐 건설을 시작하자 수공(水攻) 위협에 대비한다며 국민성금 640억원을 모금, 87년 착공했다. 당시 정권 보전을 위해 북한의 위협을 과대포장했다거나 경제적 효과가 전무한 댐 건설로 국민 혈세가 낭비된다는 논란 등에 휩싸였지만 임진강 참사로 댐의 방어 역량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춘천=국민일보 쿠키뉴스 변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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