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우리 경제와 닮은꼴”… MBC스페셜 박찬호 편

“박찬호,우리 경제와 닮은꼴”… MBC스페셜 박찬호 편

기사승인 2009-09-10 17:26:01

[쿠키 문화] 1997년 ‘IMF 외환위기’로 온 국민이 실의에 빠졌을 때 우리는 메이저리그에서 맹활약을 하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를 보며 용기를 얻었다. 박찬호는 우리에게 ‘희망’의 다른 이름이었다.

11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서민경제는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위기를 겪고 있다. 노장이 된 박찬호가 고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다시 희망이 될 수 있을까?

‘MBC 스페셜’이 11일 오후 10시55분 ‘박찬호는 당신을 잊지 않았다(박찬호 편)’를 통해 이 질문에 답한다. 제작진은 “환란 때 박찬호가 미국에서 승승장구하는 모습으로 국민에게 통쾌함을 줬다면, 지금은 어려움을 이겨내는 모습에서 또다른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94년 LA다저스에 입단한 한국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 그는 2002년 텍사스 레인저스와 6500만달러(한화 845억원)에 계약하며 절정을 달린다. 하지만 슬럼프를 극복하지 못하고 한때 마이너리그 최하인 루키리그까지 강등된다. 그를 환호하던 사람들은 점차 등을 돌렸다. ‘먹는 멧돌’ ‘먹튀 선수’라는 조롱이 뒤따랐다. 자살충동을 느낄 정도로 우울증을 느끼기도 했던 그가 일어설 수 있었던 데는 가족과 고국이 있었다. 박찬호는 매일 자기 전 명상을 하고 가족과 고국의 팬들을 생각하며 극복했다고 한다. 그는“이기는 것만 배우고 항상 잘해야 한다는 것만 알았지, 못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한다는 걸 몰라서 많이 힘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방송은 박찬호의 가족에 대한 남다른 사랑도 보여준다. 손에 작은 상처라도 생기면 안되기 때문에 당구도 치지 않지만 한 살 배기 딸 세린이의 목욕은 그의 차지다. 세 살 배기 애린이를 매일 유치원에 데려다주는 것도 그의 몫. ‘아빠 박찬호’에게서는 그라운드에서의 치열함보다 가장의 사랑과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재일동포 3세인 부인 박리혜씨와의 러브 스토리도 눈길을 끈다. 둘이 6번째 만남에서 결혼한 사연, 박리혜씨가 처음에 남편에게 퇴짜를 놓은 이유 등도 들려준다.

김철진 PD는 “또 한번 경제 한파를 맞은 한국과 부진을 겪고 있는 박찬호의 모습이 매우 닮았다고 생각했다. 인터뷰 내내 박찬호가 ‘나 아직 안 죽었으니까 잊지 말아달라’고 말하는 듯했다”며 “고단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국민에게 뜻깊은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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