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회복과 함께 우리 경제가 긴 불황의 터널을 이미 통과했다는 낙관적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경기가 본격적인 확장세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소비와 투자분야 증가세가 뒷받침돼 할 것으로 보인다.또한 글로벌 경기, 특히 미국의 회복 속도가 우리경제에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13일 업계와 증권정보업체 FN가이드 조사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연결기준으로 3조8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D램 가격이 연초보다 70% 이상 상승해 반도체 부분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데다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의 출하량이 늘면서 2분기 실적을 크게 넘어설 전망이다. 특히 LCD 패널 등 주력 전자제품이 중국의 ‘가전하향(家電下鄕)’ 정책의 영향으로 중국 시장 점유율을 크게 높여가고 있다.
현대차의 실적도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현대차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12.3%와 228% 증가한 6조7970억원과 34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를 반영하듯 현대차 주가는 최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기아차 역시 각각 13.5%와 148.4% 증가한 3조8910억원과 138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기아차의 이같은 선전은 정부가 5월부터 시행한 노후차 교체에 따른 세제 지원과 추석 효과로 내수가 크게 좋아진데다 소형차를 중심으로 해외에서의 매출이 좋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올들어 수주 실적이 거의 없었던 조선업계도 후판 가격 인하 등의 호재로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보다 80.2% 증가한 619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대우조선해양도 2577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지난해에 비해 140.8%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중공업 매출 역시 22.5% 오른 2779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2분기 170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바닥을 쳤던 포스코는 지난해보다 낮은 가격으로 구입한 철광석과 석탄을 7월부터 본격 투입하면서 원료비 절감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달 이후 증권사들의 포스코에 대한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역시 8600억원에서 최고 1조1000억원에 이른다.
신종플루와 정제마진 하락 등으로 손실이 컸던 항공업계와 정유업계 역시 깜짝 실적까지는 아니어도 2분기보다 나은 영업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분기 127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대한항공은 3분기 2000억원 이상의 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되고, 아시아나항공 역시 400억∼500억원의 흑자전환이 기대된다. SK에너지, GS칼텍스 등 정유사들의 실적도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같은 실적 개선은 미국 EU 등 선진국 시장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살아나지 않으면 이어지기 힘들다. 조경업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환율효과가 줄어들어서도 수출이 지속될지 여부는 미국 등 세계경제 회복 속도에 달렸다”며 “우리만 힘들었던 외환위기에 비해 세계 경제 전체가 힘든 상황이어서 회복 속도가 더딜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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