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공기업 인턴 실업자 신세에 한숨… “추석 날 어른들 보기 겁나”

[비즈카페] 공기업 인턴 실업자 신세에 한숨… “추석 날 어른들 보기 겁나”

기사승인 2009-09-14 20:19:00


[쿠키 경제] 공기업 인턴은 서럽다. 정부의 잡 셰어링(일자리 나누기) 정책에 울며 겨자먹기로 인턴을 채용했던 공기업들이 이달 말부터 인턴 고용 계약을 끝낼 계획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추석을 앞둔 상태라 인턴의 설움은 더 크다.

한국전력의 경우 지난 4월 채용된 인턴 525명 중 퇴사한 인원을 제외한 439명의 채용 기한이 이달 말부터 끝나게 된다. 한전은 정규직 채용 계획이 미정이어서 이들이 재취업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지난 4월부터 청년인턴 392명을 채용해 운용하고 있는 한국수력원자력도 대다수 인턴이 이달 말 한수원을 떠나야 한다.

한국철도공사는 당초 목표보다 많은 139명을 채용해 계약기간별로 일을 시키고 있지만 이달 중순 70∼80%에 해당하는 인원이 기한 만료된다. 철도공사는 현원이 정원을 넘긴 상태여서 이들이 정규직으로 입사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다음달 1일 통합공사로 출범하는 한국토지공사는 올 초 뽑았던 100명의 기한이 7월까지로 마무리됨에 따라 2차 인턴을 뽑아 올해 말까지 운용할 예정이다. 통합의 다른 축인 대한주택공사는 2월 뽑았던 150명의 근무 기한이 지난달 마무리돼 현재는 청년인턴이 없는 상태다. 두 곳 모두 신입사원 채용시 인턴 근무 경험을 가산점으로 반영하지 않고 있어 한국토지주택공사 출범 후에도 인턴들은 별 혜택을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인턴 대량 실업'은 인턴 채용 계획이 발표될 때부터 예견됐다. 정부가 인턴들의 정규직 전환 등 기한 만료 이후에 대한 대책 없이 서둘러 잡 셰어링을 추진하면서 반짝효과만 노렸던 결과다. 계약 만료를 앞둔 한 인턴 사원은 "또다시 백수가 된다고 생각하니 답답할 뿐이다. 추석에 집안 어른들 대하기가 겁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김현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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