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카니예 웨스트,멍청한 자식(jackass).”
익명의 네티즌이 인터넷 게시판에 써 놓은 댓글이 아니다. 그렇다고 카니예 웨스트의 행동에 실망한 동료 연예인의 발언도 아니다. 이 욕설의 주인공은 바로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다.
15일(현지시간) 오바마가 한 방송국과 인터뷰 도중 내뱉은 욕설이 인터넷을 통해 전해져 미국 사회뿐만 아니라 전세계 네티즌들까지 떠들썩하다.
오바마는 CNBC와 인터뷰 도중 지난 13일 MTV 비디오뮤직어워드(Video Music Awards, VMAs)에서 유명 랩퍼 카니예 웨스트가 난동을 부린 것에 대한 질문을 받고 “멍청한 자식(jackass)”이라며 그를 비난했다. 물론 오바마는 인터뷰의 ‘오프 더 레코드(off-the-record·기자와 취재원이 보도를 통해 공표되지 않는 것을 약속하는 비공식 발언)’ 부분에서 이같이 말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었다.
하지만 타 방송사 기자의 ‘과도한 청력과 순발력’이 문제를 키웠다. 인터뷰 순서를 기다리던 ABC 테리 모란(Terry Moran) 기자가 이를 우연히 듣고 이 상황을 곧바로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것(위 캡처 화면)이다. 올린 직후 문제가 커지고 있음을 느낀 그는 재빨리 트위터에서 글을 지웠지만 인터넷의 무서운 속도를 앞설 순 없었다. 이미 수많은 네티즌들에 의해 ‘리트위팅(re-tweeting)’이 이뤄진 상태였고 결국 뉴욕 포스트 등 미국 언론에 일제히 보도돼 버린 것이다.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되자 ABC는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오프 더 레코드 상태에서 나온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이를 트위터에 올린 것은 회사 차원이 아닌 기자 개인의 판단과 행동”이라며 “백악관과 CNBC에 정중히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백악관과 CNBC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대통령이 욕설까지 하며 비난했던 카니예 웨스트는 지난 13일 갑자기 무대 위에 올라가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던 컨트리 여성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마이크를 빼앗고 “이 상은 비욘세가 받아야 했었다” 며 돌발 발언을 해 빈축을 사고 있다. 그는 이후 TV에 출연해 테일러 스위프트와 그녀의 가족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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