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귀엽고 깜찍한 이미지를 내세우던 걸(Girl)그룹들의 이미지가 바뀌고 있다. ‘SES’ ‘핑클’에서 ‘소녀시대’ ‘원더걸스’까지 전통적인 걸그룹들은 귀여움 혹은 섹시함을 강조하며 여성미를 풍겼다.
그러나 최근 들어 2NE1(사진), 포미닛(4Minute) 등 인기를 모으는 걸그룹들이 내세우는 이미지는 ‘보이시(Boyish)’에 가깝다. 예쁘게 보이기보다 개성을 추구하고, 귀여움보다는 당차게 자신을 내세운다.
스타트는 2NE1이다. 이들은 ‘fire’와 ‘I don’t care’를 이어 히트시키며 가요계에 새바람을 일으켰다. 포미닛도 ‘핫이슈’와 ‘MUZIK’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들의 성공에 힘입어 ‘HAM’ ‘에프엑스(fx)’ 등 중성적 이미지를 내세운 걸그룹이 속속 등장 중이다. 4명으로 이루어진 ‘HAM’은 뮤직비디오에서 해골을 등장시키며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6인조 그룹 ‘에프엑스’는 중성적인 외모가 돋보이는 ‘앰버(Amber)’를 전진배치했다.
이들의 개성은 패션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다. 기존 걸그룹들이 미니스커트 류의 깜찍한 의상을 주로 입었다면 이들은 구멍난 레깅스, 찢어지고 해진 스키니 진, 사이보그 선글라스 등 다소 거칠고 튀는 아이템을 선호한다.
또 진한 스모키 메이크업을 즐긴다. 부드럽고 착한 이미지 연출을 위해 주로 핑크톤으로 화장을 했던 과거와 달리 어두운 색조로 눈을 강조해 당당하고 강렬한 인상을 풍긴다. 무대 위에서 카메라를 쏘아보는 강렬하고 뇌쇄적인 눈빛은 보이쉬한 걸그룹들의 트레이드 마크.
무대에서의 모습도 사랑스럽다기보다는 에너지가 넘친다. ‘포미닛’의 현아는 다리를 높게 들어 올리거나 찢는 고난도의 동작을 선보인다. ‘2NE1’의 공민지는 관절을 뚝뚝 끊는 브레이크 댄스를 마다치 않는다. 씨엘이 강하게 뱉어내는 랩은 파워풀하다.
당당한 모습 때문일까? 이들에게는 여성팬이 많다. 팬들은 이들을 ‘닮고 싶은 스타’ 혹은 ‘친해지고 싶은 언니’라며 환호를 보낸다. 2NE1의 팬인 네티즌 ‘dogvo13’은 “언니들의 당당하고 개성있는 모습이 멋있다. 닮고 싶은 그룹”이라고 했다.
이연 엔터테인먼트사 관계자는 “노래는 말랑말랑하고 걸그룹은 예뻐야 한다는 기본 공식이 깨지고 있다”며 “요즘은 튀는 패션과 강한 음악을 통해 멤버들의 개성을 드러내는 게 대세”라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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