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선거관리위원회(IEC)는 지난달 20일 치러진 대선 투표 잠정 집계결과 카르자이 대통령이 54.6%(309만3356표), 압둘라 압둘라 전 외무장관이 27.8%(157만1581표)의 득표율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총 591만8741명의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해 38.7%의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AP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카르자이 대통령 선거 캠프 대변인 와히드 오마르는 “잠정 집계 결과를 볼 때 재검표를 해도 결과가 뒤집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우리가 승자”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카르자이 대통령이 안심하기는 아직 이르다. 유엔이 지정한 위원들로 구성된 선거민원위원회(ECC)가 무더기 재검표 대상을 지정했기 때문이다. 재검표 대상은 600표 이상의 유효표가 더 나온 투표함 505개와 100명 이상의 투표가 이뤄진 투표함 가운데 95% 이상의 유효표가 특정후보에 집중된 1325개, 두 가지 기준에 모두 해당하는 투표함 689개 등 모두 2519개다. 전체 2만6500개 투표함 가운데 9.5%에 해당하는 규모다. ECC는 표수로 환산하면 전체 유효표의 14%가 넘는 최소 85만표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카르자이 대통령이 50%를 조금 넘긴 309만여표를 획득한 점과 비교해볼 때 카르자이를 찍은 유효표 가운데 30여만표 이상이 무효표로 처리될 경우 자칫 과반 득표가 무너질 수도 있다.
특히 유럽연합(EU) 선거감시위원단은 유효표 중 150만표가 부정표로 의심된다며 이 가운데 카르자이 지지표가 110만표, 압둘라 지지표가 30만표 가량 된다고 밝혀 결선투표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뒀다.
런던에 본부를 둔 안보발전 국제위원회(ICOS)는 카르자이 득표율이 50% 아래로 떨어져 결선투표가 치러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과도정부를 구성해 권력 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독일 사령관 명령에 이은 나토군 공습으로 아프간 민간인 수십명이 사망하자 독일에선 아프간 철군이 총선 이슈로 떠올랐고, 캐나다와 덴마크 역시 자국 군인들의 잇따른 사망으로 철군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군 추가 파병 여부에 대해 “즉각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철군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미국 내 여론과 추가 파병을 요구하는 현지 사령관들의 요구 속에 어정쩡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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