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값 고공 행진…‘코리아 독주’ 굳어져

반도체값 고공 행진…‘코리아 독주’ 굳어져

기사승인 2009-09-17 18:11:00

[쿠키 경제] 우리나라 반도체 주력제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고공 행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3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의 영업이익이 치솟고 하이닉스반도체도 7분기만에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합산 점유율은 역대 최고로 ‘코리아 독주’ 체제가 굳어지고 있다.

대만 반도체 거래사이트 D램익스체인지는 낸드플래시 주요 제품인 16기가비트(Gb) 멀티레벨셀(MLC)의 9월 초 고정거래가격이 4.48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17일 밝혔다. 연초(2.31달러)보다 2배 가까이 올랐다.

대표적 D램 제품인 1Gb 667㎒ DDR2의 9월 초 고정거래가격도 연중 최고치인 1.53달러를 기록했다. 1.16달러였던 6월 초와 비교하면 하반기 들어 31.8%나 올랐다. 차세대 D램 제품으로 각광받는 DDR3도 1Gb 1066㎒ 고정거래가가 1.66달러로 지난달보다 6.4% 상승했다.

현재 낸드플래시와 D램 가격은 제조 원가보다 높은 적정 수준을 회복한 상태다. 제조 원가는 업체와 공정 수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업계 평균적으로 낸드플래시는 3달러, D램은 1∼1.3달러 선이다. 낸드플래시는 지난해 8월 3달러 선이 무너진 뒤 12월 1.65달러까지 추락했다가 올 들어 꾸준히 올랐다. 지난해 12월 0.81달러까지 떨어졌던 D램 가격도 이달 들어 1년 전 가격(1.75달러)에 근접했다.

반도체 수요는 지난 2분기부터 살아났다. 경제위기로 많은 제조사들이 생산시설을 충분히 확충하지 못해 수급 불균형이 나타나면서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보통 8월부터 10월까지가 성수기여서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PC 제조사를 비롯한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연말에 제품이 많이 팔릴 것으로 예상하고 반도체를 대량 주문하고 있다.

반도체 값이 날개를 달면서 국내 업체의 실적도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는 지난 2분기 24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 전환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가 3분기엔 6000억∼1조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2007년 4분기부터 내리 적자를 기록한 하이닉스는 3분기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닉스는 지난 7월 월 단위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선 하이닉스가 3분기에 1600억∼295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라 업계 선두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세계 시장 지배력도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분기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역대 최고치인 35.9%의 점유율을 달성했다. 1분기 33.1%에서 2.8%포인트 오른 것. 2위 하이닉스 점유율도 21.1%에서 21.3%로 소폭 상승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2분기 합산 점유율도 57.2%로 역대 최고치다. 두 회사 합산 점유율은 3분기 연속 50%를 넘었다. 1980년대 후반 일본이 한때 D램 시장의 75% 이상을 차지한 적이 있지만 당시엔 10개 회사의 점유율을 합친 것이어서 단 2개 업체가 절반을 점유한 지금과 비교하기 어렵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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