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과 지구 온난화로 삼각주가 사라지고 있다.
전 세계 주요 삼각주의 3분의2가 지반 침하와 해수면 상승으로 침수의 이중 위협을 받고 있다는 최신 연구가 발표됐다고 AFP가 20일 보도했다. 이들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5억명에 달한다.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 연구진이 위성 사진을 근거로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지에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규모가 큰 전 세계 삼각주 33곳 중 85%인 26만㎢가 지난 10년간 심각한 홍수 피해를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위험 수준을 1∼5로 등급을 매겼을 때 가장 위험한 지역은 중국 북부 황허와 상하이 인근의 양쯔강, 광저우 부근 주강 유역, 이집트 나일강, 태국 차오프라야강, 프랑스 론 강 삼각주가 꼽혔다. 방글라데시 지역의 갠지스강, 미얀마 이라와디강, 베트남 메콩강, 미국 미시시피강 등도 고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이들 삼각주들은 모두 지난 반세기 동안 인간 활동에 따른 지반 침하와 해수면 상승을 겪었다. 연구진은 예측대로 해수면이 상승할 경우 홍수에 매우 취약한 삼각주 면적이 금세기 안에 50%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가장 큰 타격을 입는 지역은 아시아이지만 호주와 남극 대륙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서 인구 밀집 농경지대가 위험에 빠질 것이라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연구진은 상류의 댐 건설과 많은 지류 형성으로 퇴적물이 쌓이지 못했고, 대규모 채굴 작업도 삼각주가 사라지는데 일조했다고 설명했다. 차오프라야 삼각주의 경우 지하수 개발로 연간 5∼15㎝씩 가라앉고 있으며, 이탈리아 포 삼각주는 메탄 채굴로 지난 세기 중 3.7m나 밑으로 꺼졌다.
무분별한 석유와 가스 채굴도 삼각주 침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에다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도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얀마 이라와디강 하구 삼각주에서는 지난해 사이클론으로 해수면이 최고 6m나 치솟아 13만8000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연구진은 “모든 추세들로 미뤄 볼 때 삼각주들이 해수면 아래로 잠길 위험은 점점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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