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성패, 결국 요금?…사용자 90% “SKT가 싫다”

스마트폰 성패, 결국 요금?…사용자 90% “SKT가 싫다”

기사승인 2009-09-22 13:59:01
[쿠키 IT]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이동통신사는 LG텔레콤, 가장 싫어하는 이동통신사는 SK텔레콤으로 나타났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이동통신사 선호도는 요금 부분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SKT 싫어” 압도적, 왜? = 국내 최대 스마트폰 사용자 모임인 ‘마이미츠’가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실시한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SK텔레콤에게 충격적이다.

총 356명의 회원이 참여한 ‘가장 싫은 이동통신사’ 조사에서 SK텔레콤이라고 답한 스마트폰 사용자는 327명으로 무려 91.9%에 달했다. 이어 LG텔레콤이 4.8%(17명), KT가 3.4%(12명)로 뒤를 이었다.

반면 총 238명의 회원이 참여한 ‘가장 선호하는 이동통신사’ 부분에서는 LG텔레콤이 143명(60.1%)으로 1위를 차지했고 KT가 76명(31.9%), SK텔레콤이 19명(8%)이었다.

이처럼 SK텔레콤을 바라보는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시선이 곱지 못한 이유는 데이터요금제에 대한 불만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설문조사와 함께 달린 참여 회원들의 댓글에는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SK텔레콤의 데이터요금제에 대한 성토가 주를 이뤘다.

◇SKT “요금 불만은 인정하지만…”= SK텔레콤은 다소 부담스러운 눈치다. 선호하는 쪽과 싫어하는 쪽 모두 경쟁사들에 비해 현저히 낮거나 높은 수치로 불명예를 안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요금제에 대한 불만은 그동안 여러차례 지적돼 왔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인정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스마트폰 사용자에 대한 배려는 우리가 가장 앞선다”고 말했다.

이동통신 시장의 성패를 가르는 주요 요소인 단말기·콘텐츠·요금 중 요금을 제외한 나머지 두 부분은 자신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이동통신 3사 중 스마트폰 단말 라인업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으며(11종), 콘텐츠 오픈마켓 서비스인 앱스토어(T스토어) 역시 가장 먼저 출시했다. 실제로 일부 참여자들은 SK텔레콤에 비해 LG텔레콤(2종)의 스마트폰 단말기 선택권이 지나치게 좁은 점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T스토어가 다운로드시 데이터통화료 등의 문제로 출시하자마자 언론과 네티즌들의 집중포화를 맞으며 제 역할을 못해주고 있고, 요금 부분에서 소비자들의 요구를 좀처럼 채워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가장 적은 스마트폰 라인업을 보유한 LG텔레콤이 높은 선호도를 나타내는 것은 현재 스마트폰 시장의 성패를 가르는 절대적 요소가 요금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손 안의 PC’라고 불리며 데이터서비스 이용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진 스마트폰인만큼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단말기 라인업이 가장 탄탄한 SK텔레콤의 전체 가입자(약 2500만명) 중 스마트폰 사용자가 2%(약 30만명)가 안 되는 것도 이런 경향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다. 단말기 라인업이 2종에 불과하지만 전체 약 850만명 가입자 중 스마트폰 사용자가 11만명인 LG텔레콤과 비슷한 비율이기 때문이다.


LG텔레콤의 압도적인 선호도는 인기몰이를 지속하고 있는 오즈(OZ) 요금제가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월 6000원에 1GB(기가바이트)의 데이터통화를 제공할 정도로 파격적이기 때문에 기본료나 제공되는 데이터통화량 등에서 SK텔레콤의 데이터요금제들이 적수가 안 된다.

하지만 SK텔레콤이 LG텔레콤과 같은 파격적인 요금제를 만들 수도 없는 처지다.

SK텔레콤은 가입자가 약 2500만명, LG텔레콤은 약 800만명으로 기반 자체가 다르다. SK텔레콤이 OZ같은 요금제를 만들면 늘어나는 트래픽에 뒤따라야 하는 망 투자 비용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 또 얼마되지 않는 스마트폰 사용자들을 위해 특화된 요금제를 다시 만들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결국 향후 스마트폰 시장에서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세 가지 요소와 관련해 압도적 우위를 보일 수 있는 사업자는 나오기 힘든 셈이다. 또 KT와 LG텔레콤도 스마트폰 단말기 라인업과 콘텐츠 서비스를 강화해 나갈 것은 분명하다. 점차 확대될 수밖에 없는 스마트폰 시장에도 과연 기존 휴대전화 시장의 구도가 이어질지 소비자들은 흥미롭기만 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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