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과 철도공안사무소에 따르면 휠체어를 탄 오모(37)씨는 23일 낮 12시50분쯤 의정부행 지하철 1호선 전동차 안에서 내부 비치용 소화기로 하얀 분말을 내뿜으며 칸을 옮겨다녔다. 10개 차량 중 5·6번 차량 내부와 승객이 이를 뒤집어썼고, 시큼한 냄새가 진동했다. 전동차는 용산역으로 들어서는 중이었다.
앞뒤 차량 안에서 유리창 너머로 번지는 하얀 가루를 본 승객들은 불이 난 것으로 착각하고 전동차가 역사에 서자마자 허둥지둥 뛰쳐나왔다. 한 여성 승객은 객차를 옮겨다니며 다른 승객들에게 “불이 났으니 어서 대피하라”고 알렸다. 이리저리 출구를 찾아 뛰는 승객들이 서로 부딪히면서 역사 안은 더욱 혼란스러워졌다.
무전으로 상황을 접한 용산역 직원 3명이 출동해 객차 안에 있는 오씨를 제압했다. 그제서야 “한 승객이 난동을 부려 출발이 지연되고 있다”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하얀 가루를 뒤집어 쓴 채 철도공안에 넘겨진 오씨는 눈을 감은 채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다고 철도공안 관계자는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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