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선택제 강남 지원 급증할 듯…자사·특목고 지역 실력향상 도움 못 돼

고교선택제 강남 지원 급증할 듯…자사·특목고 지역 실력향상 도움 못 돼

기사승인 2009-09-23 20:31:00


[쿠키 사회] 23일 공개된 지난해 지역별 일반계 고교 대학수학능력시험 1∼2등급 학생 비율을 살펴보면 사교육시장이 활발하고 부유층이 밀접한 지역 학생의 수능 성적이 우수했다. 반면 자립형사립고와 특수목적고(과학고·외고·국제고)는 지역 학생들의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교육 밀집지역, 성적도 좋아=지난해 수능 외국어 영역에서 서울 강남·서초구는 자사고와 특목고를 포함시켰을 때 수능 1∼2등급을 차지한 학생 비율 순위가 전체 235개 시·군·구 중 각각 7위와 9위로 상위권이었다. 자사고·특목고를 제외하면 강남구 1위, 서초구 3위로 최상위권이었다. 대구 수성구는 언어 영역에서 자사고·특목고 유무에 따라 각각 10위와 3위의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강남·서초구는 특목고와 자사고가 없는 대신 사교육업체가 밀집한 지역이다. 수성구는 지역 내에 대구과학고가 있지만 역시 학원이 대구 내 다른 지역보다 많은 곳이다. 다만 수능 성적 상위권인 충남 공주에는 충남과학고가 있지만 학년별 정원이 40여명이고, 조기졸업이 많아 수능 상위 등급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지난해 수능 외국어 영역에서 1∼2등급을 차지한 학생 비율이 30.6%로 전국 4위를 차지했던 경기도 동두천은 지역내 특목고인 동두천외고를 제외할 경우 그 비율이 1.9%로 급격히 떨어졌다. 전국 188위로 최하위권이다. 다른 지역도 사정은 비슷했다. 지난해 외국어 영역에서 5위를 차지했던 강원도 횡성군은 민족사관고를 제외하자 28.7%에서 3.1%로 급락했다. 등수도 165위로 떨어졌다. 부산 연제구도 외국어 영역에서 31%로 3위였지만 부산외고와 장영실과학고를 빼면 8.1%로 80위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일반계 고교를 대상으로 고교선택제가 실시되는 서울에서 학생들의 강남 지역 학교 선택 쏠림이 심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8월 본보가 서울지역 중학생 1479명을 대상으로 고교선택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선호학교 상위 10개 학교 중 절반이 강남구와 서초구에 몰렸다.

◇특목고·자사고 10명 중 8명은 다른 지역 학생=특목고에 재학하는 학생 중 80%가량은 다른 지역 학생이었다. 전국 31개 외고에 재학하는 2만4713명의 학생 중 동일 시·군·구 출신 학생은 6574명에 불과했다. 다른 지역 출신은 1만8139명으로 73%에 달한다. 21개 과학고의 경우 3471명 재학생 중 다른 지역 출신이 85%를 차지했고 자사고(광양제철고, 포항제철고 제외) 4곳의 1868명 중 85% 역시 다른 지역 출신이었다.

권영길 의원은 "지역 내 교육예산이 특목고, 자사고로 몰리면서 해당 지역 학생들에게 돌아갈 교육예산을 잠식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면서 "저소득층과 서민층에 대한 지원 확대를 위해 새로운 예산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권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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