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은 이명박 정부 2기가 본격적으로 출범하는 의미가 있다. 이 대통령은 정운찬 총리에게 임명장을 줬다. 측근인 이재오 전 의원을 국민권익위원장에 내정했다. 야당이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거부해 온 이귀남 법무, 임태희 노동, 백희영 여성 장관 후보자도 임명했다. 지난주 방미기간중에는 내년 G20 정상회의를 유치했다. 이날 식사는 당청이 집권 2기를 시작하며 새롭게 각오를 다지는 자리였다.
아침
이 대통령은 1시간 40분 동안 진행된 오찬에서 “국제 경제 질서를 이제 한국이 중심에서 주도적으로 이끌게 됐다”며 “한국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거기에 걸맞게 우리의 품격도 우리 스스로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츠버그 G20회의장에서의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G20정상회의 개최가 확정된 이후 국제기구 대표분들이 나에게 ‘You are the big man’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며 “그때 나는 속으로 ‘내가 ‘big man’이 아니고 우리 한국이 ‘big country’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고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한 ‘그랜드 바긴(Grand Bargain)’에 대한 미국와의 이견은 없음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그랜드 바긴은 미국보다 국내에서 논란이 있는 것 같다”며 “오바마 대통령과 얘기했고 아무런 오해가 없다”고 말했다고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문제를 다루는데 있어 우리나라도 독자적인 안을 갖고 사전에 관계국들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며 “(북한도) 핵문제는 미국과 대화하고 경제문제는 남한과 따로 대화하는 식으로 하지 말고 우리와 포괄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점심과 저녁
이 대통령은 한 전 총리와 김경한 전 법무부 장관 등 지난 9·3 개각으로 퇴임한 장관 5명과 점심을 함께 했다. 이 대통령은 “10년 만에 정권이 바뀌다보니 처음에는 우군이 없더라”며 “밖에 나가 있더라도 정부가 성공적으로 국정을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태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역대 이렇게 일을 많이 하고 떠나는 분들은 처음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한 전 총리 등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 전 총리는 “그동안 어려움도 많았지만 지지율이 임기 초 수준으로 회복됐고, 경제위기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벗어났다”며 “밖에 있더라도 대통령께서 국정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미력하나마 돕겠다”고 말했다.
저녁에 이 대통령은 청와대 내 한나라당 원외 당협위원장들을
초청, 만찬간담회를 갖고 내년 G20 정상회의 유치 등 방미 성과 등을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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