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감소율 한자릿수…불황형 흑자 탈출 조짐

수출 감소율 한자릿수…불황형 흑자 탈출 조짐

기사승인 2009-10-01 15:17:00

[쿠키 경제] 무역수지가 8개월 연속 흑자행진이다. 특히 수출은 지난해 11월 이후 최대치다. 전년 동월 대비 수출 감소폭은 올들어 처음 한자릿수를 보였다. 수입도 올들어 처음 20% 감소율을 기록했다. ‘불황형 흑자’ 구조에서 탈피하는 모습이 완연하다. 수출로만 보면 사실상 금융위기에서 벗어났다는 진단이 가능한 상태다.

1일 지식경제부는 9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6% 감소한 349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지난해 11월 수출이 288억4000만 달러로 줄어든 이후 최대치다. 수입은 25.1% 감소한 296억 달러를 나타냈다. 수입 역시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 흑자폭은 당초 예상보다 많은 53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대로 확정될 경우 6월, 4월에 이어 올들어 세 번째로 큰 무역흑자 규모다.

일평균수출액은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치인 14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일평균수입액은 12억300만 달러로 나타내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12억 달러대를 회복했다. 정부는 9월 수출이 11% 감소한 330억 달러, 무역흑자는 30억 달러 수준을 예상했다. 예상보다 좋은 수치를 기록한 배경에는 ‘분기말 효과’와 추석연휴를 앞두고 수출이 집중된 점, 조업일수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

특히 반도체 등 IT 업종의 개선이 눈에 띄면서 전체적인 수출 규모도 커졌다. 반도체 수출은 가격 상승과 수요회복이 동반된 덕분에 36억1000만 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2006년 12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액정디바이스 역시 중국 시장 확대로 수출 호조세가 지속돼 지난달 32.2% 증가에 이어 29.4%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선박은 지난해 호황에 따른 기저 효과로 감소세를 나타냈지만 지난달에 비해 30.4%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대부분 지역의 수출이 감소세지만 중국과 미국 등 주요 시장의 수출감소율이 한자릿수로 개선됐다. 중국으로의 수출은 액정디바이스(97.9%), 자동차 부품(107.7%), 반도체(21.1%)가 상승률이 높았고 미국 수출은 자동차(83.9%)의 상승세가 컸다.

수입감소율은 지난달에 이어 반도체 장비와 자동차 부품 등 자본재 수입이 늘면서 감소세가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다. 소비재 역시 소비심리가 회복된 것이 영향을 미쳤으나 원자재는 지난해 대비 단가하락과 수요감소 등으로 원유(-38.3%), 석유제품(-37.9%), 가스(-58.3%)의 감소세가 여전히 컸다.

수출입 감소율이 모두 둔화되면서 당초 11월로 예상됐던 수출 증가세 전환 달성 목표가 무난할 전망이다. 지난달 수출액만으로 지난해 11월 수출액(288억4161만 달러)을 넘어섰고, 증가세가 이어진다면 지난해 10월 수출액(377억1114만 달러)도 넘어설 수 있는 상황이다. 지경부는 4분기 이후에는 수출입이 모두 증가세로 반전되고 두자릿수의 흑자 기조를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서 무역수지가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환율보다는 세계 경제 회복 속도가 더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엔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우리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연간 무역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치인 4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이시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이시욱 연구위원은 “1990년대 중반부터 환율 자체가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힘든 상황이 됐다”며 “환율보다는 대외 경제 여건이 정부 목표의 더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김현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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