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사투리에 빠진 중국 유학女

경상도 사투리에 빠진 중국 유학女

기사승인 2009-10-06 16:51:00
[쿠키 사회]“사투리를 알아들을 수 있으면 표준말도 다 알아들을 수 있고 한국의 문화와 언어를 더 폭넓게 이해할 수 있어서 관심을 가졌어요.”

올해로 한국어를 배운 지 6년째인 경남 창원대 교육대학원의 중국인 유학생 장리(張立·여·25)씨는 경상도 사투리에 푹 빠져 생활한다.

장씨는 지난해 창원대 국제교류원이 개최한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 출전해 사투리 입담으로 ‘한글 사랑상’을 수상한 경상도 사투리의 ‘달인’이다.

장씨는 “최근 개봉한 영화 ‘해운대’를 봤는데 배우들이 하는 부산사투리가 리얼했지만 제대로 알아들은 것은 20%에 불과하다”며 “경상도 사투리, 특히 부산 사투리가 어렵기 때문에 공부를 더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극중 주인공들이 처한 상황은 충분히 이해했지만 나누는 대화를 정확하게 몰라 영화관에 함께 간 친구가 귀찮아 할 정도로 묻고 또 물었다고 말했다.

산둥(山東)대 웨이하이(威海)분교 한국어학과 2학년에 재학중이던 2005년에 한국의 사투리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게 된 장리씨는 당시 경상도에서 교환학생으로 유학을 온 한국인 친구의 사투리를 처음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학교에서 배웠던 한국어 문법에는 문장 어미가 ‘∼다’, ‘∼까’, ‘∼요’ 등으로
끝났는데 친구의 말은 ‘∼했나?’ ‘∼가배?’라는 식으로 문장이 끝을 맺고 억양도 너무 오르락내리락해서 혼란스러웠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창원대 대학원에 입학해 수업을 들으면서 학과 교수님들이 경상도 사투리를 심하게 사용해 수업 내용을 알아 듣기도 힘들었다. 하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정과 사랑이 전해지는 매력 때문에 그녀는 경상도 사투리에 푹 빠져 버렸다.

중국에도 사투리를 보호하고 있다는 장씨는 “사투리는 그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반영한 것이기 때문에 하나의 문화유산으로 봐야 한다”며 “잘 가꾸고 보호해 자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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