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은 올해 21세에 불과한 조 체드번(Joe Chedburn)이란 남성이 자신이 개발한 ‘톤 시티(torn city)’란 게임으로 백만장자가 됐다고 6일 일제히 보도했다.
비범한 능력으로 일찍이 큰 돈을 번 젊은 사업가들의 이야기는 더 이상 놀랍지 않은 세상이 된 지 오래다. 하지만 이 청년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유는 그래픽이 거의 없는 ‘텍스트(text)’ 기반의 게임을 개발했다는 점이다.
웅장한 스케일과 화려한 그래픽으로 온라인을 넘어 모바일게임에 이르기까지 ‘블록버스터’라는 수식어가 붙는 현 게임시장의 경향과는 완전히 벗어나는 셈이다.
게임의 내용은 폐허가 돼 버린 가상의 도시에서 밀수, 절도 등을 통해 포인트와 지위를 얻어가는 것으로 여타 온라인게임들과 크게 차별화되지는 않는다. 다만 텍스트 기반의 환경에서 단계별, 장소별로 다양한 선택권이 게이머에게 주어져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고도의 판단력을 요구한다는 점이 매력이다. 자신을 강하기 만들기 위해 체육관에서 훈련을 하거나 병원에 가 포인트를 효율적으로 소비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감옥에 갈 수도 있고 결혼도 할 수 있는 등 실제 삶 속에 있는 거의 모든 활동이 포함돼 있다.
게임은 무료로 즐길 수 있지만 월 3파운드만 내면 포인트와 지위를 추가로 얻을 수 있도록 한 것이 수익 모델이다. 게임 회원수는 4만1000명에 이른다.
범죄라는 소재를 활용하긴 했지만 그래픽이 거의 없는 텍스트 기반이기 때문에 잔인한 장면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게임 개발자인 체드번은 범죄는 소재일 뿐 게임의 취지는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도록 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게이머들끼리 전략 교환 등을 위해 서로 알게 되기 때문이다.
체드번은 “이 게임을 하다 만나 실제로 결혼한 커플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게임을 처음 고안해 냈던 건 완전히 ‘컴퓨터 폐인(geek)’이었던 15세 때다. 당시 이 아이템을 한 게임회사에 들고 갔으나 거절당해 내가 직접 만들었다”며 “어렸을 때는 컴퓨터를 너무 많이 해 혼나기 일쑤였다. 하지만 부모님은 나의 열정과 재능을 살려주는 방향으로 생각을 바꾸셨고 지금 나의 모습을 보며 매우 기뻐하신다. 아버지의 도움으로 체계적인 정보기술(IT)공부, 돈 관리하는 방법 등을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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