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발로 심사했어요”…국가 후원 게임공모전 공지에 참가자들 발칵

[단독] “발로 심사했어요”…국가 후원 게임공모전 공지에 참가자들 발칵

기사승인 2009-10-13 04:50:00

[쿠키 IT]“우리도 좀 놀아야 되고.”

국가가 지원하는 한 게임공모전과 관련, 해킹으로 인한 어이없는 공지가 발송돼 참가자들이 일대 혼란에 빠졌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12일 ‘2009 대한민국 인디게임 및 게임 아이디어 공모전’을 주최한 한국게임개발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입상작 결과를 알리는 ‘악의적’ 공지가 발송됐다.

이 공지는 “한국게임개발자협회 사무국입니다”라며 “(올해 4회차 공모전) 심사 결과 공지가 늦어진 점 사과드립니다. 늦어진 이유는 (추석) 연휴였으니까 우리도 좀 놀아야 되고, 끝나고 바로 KGC(한국국제게임컨퍼런스)로 좀 바빠서 못 올렸습니다”라고 다소 황당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이번엔 KGC 준비에 바빠서 분야별 전문가분들은 모시지 못했고, 전체 작품을 제대로 심사할 여유가 없어 입상작을 아래와 같이 ‘발’로 선정했습니다. 아래에 이름이 없어도 화내지 마세요. 내년엔 제대로 할게요”라고 해 보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공지 아래에는 입상작들의 명단이 나열돼 있었다.

이와 관련해 한국게임개발자협회 관계자는 “해당 공지는 누군가 공모전 사이트를 해킹해 발송한 것”이라며 “10일 오후 3시30분쯤 400∼500명에게 발송된 것으로 보인다. 당일 저녁에 즉시 확인해 이미 협회의 공지가 아님을 밝힌 상태”라고 설명했다.

즉, 누군가 해킹을 통해 관리자 계정을 획득한 후 이 같은 악의적인 이메일을 보냈다는 것이다.

이 공지는 공개되자마자 참가자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각종 게임 관련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전해지는 등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됐다. 2003년부터 시작돼 게임개발자들 및 전공 학생들 사이에서는 매우 유명한 공모전이고, 국가 후원까지 이뤄지는 큰 규모의 공모전이기 때문이다.

이 정도 규모 공모전의 주최측 관리자 계정이 이처럼 쉽게 해킹 당했다는 사실 또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해킹을 한 이가 허위 공지 수준에서 끝냈기에 망정이지 관리자 권한을 획득했다는 것은 의지에 따라 더 큰 혼란을 일으킬 수 있는 행위도 가능했던 것이기 때문이다.




협회 관계자는 “현재 경찰에 조사를 의뢰한 상태”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더욱 보안 관리에 신경쓰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회는 1년에 4회에 걸쳐 열린다. 이번 공지 파문이 불거졌던 올해 4회차 공모전은 지난달 14일부터 18일까지 열렸었다. 공모전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게임산업협회가 후원하고 한국게임개발자협회, 한국게임산업진흥원이 주최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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