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드라마 밥줘, 우리도 납득 어려워”… 막장 논란에 사죄

MBC “드라마 밥줘, 우리도 납득 어려워”… 막장 논란에 사죄

기사승인 2009-10-28 23:07:00

[쿠키 연예] 지난 23일 종영한 MBC 드라마 ‘밥줘’는 ‘막장드라마’ 논란을 일으키며 시청자들의 지탄을 받았다.

본부인과 내연녀의 동거, 귀신의 등장, 성폭력에 버금가는 부부 폭력 등 무리한 설정이 난무했기 때문. 드라마를 만든 제작진들도 자신들의 작품에 대해서 ‘막장’이라고 생각할까.

28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이진강) 제25차 전체회의에 참석한 MBC 측은 “우리도 납득하기 힘든 드라마로 사회에 물의를 일으켜 송구스럽다”고 머리를 숙였다.

이날 회의는 ‘밥줘’에 대한 제재 결정을 위한 자리로 MBC 오현창 드라마 1부장과 이대형 드라마 부장이 의견 진술자로 참석해 경위를 설명했다. 그러나 드라마의 파행을 작가의 탓으로 돌리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여 빈축을 샀다.

오현창 부장은 “남편에 대한 응징을 하는 과정에서 표현이 거칠고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서비스를 못한 것을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영명 작가에게 조영란(하희라)의 성공적인 홀로서기를 통해 시청자가 카타르시스 느끼도록 해 달라. 심의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 달라. 원고 제시간에 넘겨달라 등 3가지를 지속적으로 요구했으나 현실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재진 심의위원이 “귀신의 등장 등 비상식적인 줄거리를 놓고 작가와 상의하지 않느냐”고 지적하자 이대형 부장은 “홀어머니와 딸 셋의 결혼생활을 통해 실제 부부관계의 애정을 보여주는 홈드라마 정도로 작가와 공감대를 갖고 출발했지만, 회를 거듭하면서 작가가 첫째 딸의 내용을 과도하게 풀어냈다. 지속적으로 작가한테 (수정 요구)말했는데 아쉽다”고 답했다.

이에 전용진 부위원장은 “자리에 없는 사람(작가)한테 손가락질하는 것이냐”며 MBC의 책임 회피를 질타했다. “애초에 공영방송사가 SBS에서 ‘이 남자가 사는 법’ 등으로 문제를 일으킨 서영명 작가를 고용한 것 자체가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뒤따랐다.


오 부장은 “나름의 문제가 있어도 이야기를 밀고 가는 작가의 힘이 있다고 판단해서 계약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을 봐서는 앞으로 서 작가와 계약을 안 하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어 “기본적으로 사회적 통념을 넘어선 말도 안 되는 드라마를 만들어 죄송하다. 8월 주의를 받고도 이 사태가 난 것에 대해 앞으로 반성하겠다”고 거듭 사과했다.

한편 방통심의위는 위원들 간 제제 수위를 두고 ‘시청자 사과’와 ‘경고 조치’로 의견이 갈려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최종 결정은 2주 후 26차 전체회의 때 이뤄진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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