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은 농업인의 날이지만 농민들은 농업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만들어진 ‘농업인의 날’이 서구식 ‘빼빼로데이’에 묻혀가는 안타까운 현실 속에 표정이 밝지 못하다.
특히 올해의 경우 쌀값 폭락과 과일값 하락 등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농산물 가격이 폭락해 농민들의 시름은 깊어가고 있으나 대부분 청소년들은 이날을 ‘빼빼로데이’로만 기억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도내 백화점을 비롯한 대형 유통매장들은 ‘빼빼로데이’에 맞춰 초콜릿 등 과자류 판매에 열을 올릴 뿐 ‘농업인의 날’에 맞게 농산물 판매에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등 농업인의 날은 실종된 분위기다.
마산·창원지역 한 백화점의 경우 빼빼로 특수를 겨냥해 이벤트 행사장에서 젊은층을 끌기 위한 각종 행사를 전개하며 다양한 빼빼로 상품을 세트상품으로 진열시켜 놓고 판촉활동에 열을 올렸다.
지역 내 다른 백화점들도 비슷한 상황으로 빼빼로데이에 구색을 맞추기 위해 일제히 관련 상품들을 진열시켜놓고 경쟁적으로 판촉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농협의 경우도 농업인의 날 맞아 특별한 행사를 따로 기획하고 있지 않다.
농협은 12일 경남도가 진행하는 ‘농업인의 날’ 행사에 맞춰 경남의 대표 브랜드인 ‘한우지예’를 전시하고, 13일 농협중앙회 경남본부 앞에서 진행되는 농축산물 금요직거래 큰장터에서 농축산물을 10%에서 최대 20%까지 싸게 판매하는 것을 비롯해 장터에 참여한 농민에게 쌀 소비촉진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렇지만 농민들 사이에서는 대책 없는 일회성 행사로 활발한 소비촉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농민단체 한 관계자는 “서구 문화와 식습관에 길들어진 젊은이들이 우리 농산물을 찾지 않는다면 우리나라 농업의 미래는 없다”며 “수능 전에 떡을 선물하는 등 우리 농산물에 대한 연중 홍보와 함께 신세대들의 입맛에 맞는 전통상품을 많이 선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원=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