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27일에는 안철수연구소의 김홍선 CEO도 나섰다. 그는 국내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업체의 수장답게 전문적인 식견과 남다른 관점을 펼쳤다.
그가 제시하는 아이폰을 환영하는 이유는 ‘IT의 키워드인 개방과 글로벌성’ ‘사용 편의성과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 ‘소프트웨어 산업으로 변모하는 휴대전화 시장’으로 구분된다.
아이폰은 단순히 해외 유명 브랜드의 인기 제품이 국내에서도 판매된다는 의미를 뛰어넘어, 국내 산업의 전통적이면서도 진정한 가치 확립과 변화에 대한 부응에 첨병 역할을 해줄 수 있다.
그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우리나라는 자원이 부족한 탓에 수출해야 하는 작은 나라다. 산업의 기반은 하드웨어지만 IT를 접목해서 부가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며 “IT강국이라고 스스로 자처하는 나라는 우리밖에 없다. 그런데 문을 걸어 잠그고 우리끼리만 잘하자는 것은 우리에게 적합한 방향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아이폰이 우리나라 문화와 맞지 않다느니, 소비자들이 익숙하지 않다느니 하며 부정적 목소리가 크다”며 “그러나 그것은 소비자가 선택할 문제이지 업계나 언론, 정부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일단 선택권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CEO는 “아이폰은 손끝 하나로 인터넷의 콘텐츠와 서비스를 바로 접속하는 개념을 구현했다. 이런 독창적 포지셔닝으로 이동통신사가 영향력을 좌우하는 휴대전화 시장의 권력 구도를 바꾸어 놓았다”며 “어느 통신사가 전화가 잘 터지느냐보다 내가 원하는 서비스와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사용 편의성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아이폰은 최초로 휴대전화 회사가 이통사로부터 돈을 받는 사업 모델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아이폰이 이끌고 있는 변화에 대해 “아이폰을 휴대전화에 단순히 부가 기능이 더해진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면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의 핵심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아이폰의 사상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콘텐츠가 공급될 수 있는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통신서비스가 자리잡고 있던 통신사업의 중심축이 아이폰이란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통해 바뀌었고, 이런 통찰력이 현재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스마트폰 바람에 물꼬를 텄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국내에서 출시되고 있는 휴대전화가 터치스크린, 아이콘 레이아웃(lay out), 스크린 키 입력방식에서 아이폰을 모방하고 있다”며 아이폰이 보여주고 있는 ‘글로벌 리더십’을 강조했다.
이미 세계 개발자들의 엘도라도로 자리잡고 있는 앱스토어도 당연히 아이폰을 환영해야 하는 이유였다. 소프트웨어 인력들에게 열악하기 만한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는 “아이폰의 영향으로 스마트폰 관련 기업들이 앱스토어(AppStore)를 통해 소프트웨어와 콘텐츠가 소통되는 플랫폼을 구성하기 시작했다”며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력만 갖추면 전세계를 상대로 비즈니스를 할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고 정부 정책을 기다려야 할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아이폰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누리는 서비스만 변화하는 것이 아니다. 패기에 찬 젊은 인력들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창구도 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