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상속인이 모르고 있던 조상의 땅을 찾아 줄 테니 절반을 달라고 접근해 소송을 제기한 뒤 곧바로 팔아넘기는 등 ‘대박’을 쫓던 변호사와 브로커가 구속됐다.


의정부지청 고양지청 형사2부(부장검사 김성은)는 8일 조상땅 찾기 소송을 제기한 뒤 판결이 내리기 전에 땅을 팔아넘기는 등의 수법으로 수임료와 알선료를 챙긴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변호사 김모(44)씨와 브로커 김모(37)씨를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6년 전 브로커 최모(51)씨가 조상의 땅을 찾으려는 후손으로부터 찾는 땅의 절반을 수수료로 받기로 하고 독자적으로 소송을 진행하면서 그 땅의 절반을 곧바로 팔아 넘겨 7억원을 챙기는 것을 보고 김 변호사가 브로커 최씨에게 물건을 가져오면 수임료를 나눠주겠다고 거꾸로 제안해 변호사 자신과 사무장, 브로커 2명 등 4명이 역할을 분담하는 조직으로 활동했다.

이들은 일제시대 토지·임야조사부를 열람해 등기부상 국가 소유로 등기돼 있는 땅의 원소유주를 찾아낸 뒤 후손에게 접근해 소송을 수임하는 조건으로 대상 토지의 절반을 수임료로 요구했다.


이 방법으로 이들은 16건을 수임했고 그 중 8건은 1심 선고 전에 의뢰인 몰래 대상 토지의 절반을 팔아넘겼다가 재판에서 패소해 돈을 돌려주고 무마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 김 변호사는 소송 의뢰인의 위임을 받은 것처럼 매수인들을 속이다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이들은 전국적으로 무주부동산이 6500여만평에 달해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조상땅 찾아주기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편승해 조상의 땅이 남아 있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던 상속인들에게 ‘공돈’을 챙겨줄 것처럼 부추긴 것으로 드러났다. 고양=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칠호 기자 seven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