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사랑은 ‘인질의 유괴범 사랑’… 눈감고 귀막은 ‘아이폰빠’들

아이폰 사랑은 ‘인질의 유괴범 사랑’… 눈감고 귀막은 ‘아이폰빠’들

기사승인 2009-12-24 16:43:00
[쿠키 IT] 국내에 ‘아이폰 열풍’이 대단하다. 출시와 동시에 각종 판매기록을 갈아 치우며 시장의 명실상부한 지존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아이폰에 대한 논쟁과 관련 보도가 그칠 줄을 모르고, 일반 네티즌의 글이던 언론기사건 간에 아이폰에 대한 조그만 비난이라도 제기했다가는 “당신 삼성(혹은 SK텔레콤)하고 무슨 관계냐”는 ‘섬뜩한’ 의심을 받기까지 한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덴마크 통신컨설팅업체인 ‘스트렌드 컨설트(Strand Consulting)’가 매우 ‘용감한’ 보고서를 내놔 관심을 끌고 있다. 이 회사가 공개한 자료의 골자는 ‘아이폰도 분명 여러 가지 결함을 가지고 있지만, 팬들은 그 결함까지도 사랑할 정도로 집착에 가까운 옹호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에서는 이런 아이폰 팬들의 모습을 유괴범을 인질이 사랑하게 되는 ‘스톡홀름 증후군’과 같다는 다소 자극적인 표현도 서슴지 않고 있다.

또 아이폰에 대해 제기되는 비판에 대해 팬들이 전형적인 방어책을 일일이 열거하기도 했다. 총 20개를 제시했지만 특히 흥미로운 10개만 소개해본다.

1. 아이폰은 처음에 3G가 아니었다 : 3G가 꼭 필요한가? 3G 네트워크가 없어도 아이폰은 쉽게 쓸 수 있다. 3G는 확산되지도 않았다.

2. MMS를 보낼 수 없다 : MMS도 필요없다. MMS를 사용하는 이는 거의 없다.

3. SMS 포워딩이 안 된다 : 거의 안 쓰는 기능이다.

4. 카메라 기능이 별로다 : 내장 카메라로는 적당한 수준이다. 충분히 환상적인 사진을 찍을 수 있다.

5. 배터리 교체가 안 되서 불편하다 : 여분의 배터리를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6. 앱스토어가 폐쇄적이다 : 사용자에게 무엇이 좋은지 애플이 알고 있는 것이다.

7. 앱스토어는 하찮은 상업용 애플리케이션이 너무 많다 : 선택의 자유를 주는 것이다.

8. 라디오 기능이 없다 : 엄청난 양의 음악을 살 수 있는 아이튠즈가 있다.

9. 멀티태스킹이 안 돼 다른 애플리케이션을 쓸 수 없다 : 빠른 UI를 구현하기 위한 것이다.

10. 애플이 선택한 이동통신사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 애플은 최고의 이동통신사를 고르기 위해 엄청난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고 있다.




다소 주관적인 자세가 느껴지는 보고서지만 던져주는 시사점은 분명히 있다.

그동안 소비자들의 인기와 전문가들의 호평을 동시에 얻은 국내 제품들도 많았지만 이처럼 신드롬에 가까운 현상을 이끈 단일 제품은 없었다. 이는 곧 아이폰의 인기가 무조건 제품 내적인 요소에만 기인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국내 이동통신 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 아이폰의 인기는 그동안 국내업체들이 보여준 여러 실망감에 근본적인 동력이 자리 잡고 있다”며 “국내업체들은 이 같은 모습을 시기하거나 비꼬려만 하지 말고 아이폰을 통해 진정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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