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태 뒤태 다 본다” … 패션의 진화, ‘증강현실’과 조우

“앞태 뒤태 다 본다” … 패션의 진화, ‘증강현실’과 조우

기사승인 2010-03-17 16:38:00


[쿠키 생활] 패션지에서 마음에 드는 옷을 발견했을 때 여자의 첫 번째 행동. 일단 가격을 본다. 지갑 사정이 닿아 구입이 가능하다면? 그 다음 브랜드를 살핀다.

하지만 이내 “저렇게 잘 차려입어서 그렇지 실제로 입으면 별로일거야” “날씬해 보이려고 옷 뒤에다 옷핀을 덕지덕지 붙였을 거야” 라는 생각으로 귀결된다.

옷은 몸에 맞아 떨어지는 핏(Fit)이 생명이다. 잡지에서 그럴듯하게 보여도 입었을 때 어떤 느낌을 주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요즘 패션업계에서 ‘사진빨’의 한계를 뛰어넘어 착용한 실제 모습을 보여주려는 다양한 시도가 등장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AR)이 가장 주목받는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미국판 에스콰이어지는 12월호에서 증강현실을 도입해 주목을 끌었다. 증강현실은 사용자의 눈으로 보는 현실과 부가 정보를 갖는 가상을 합쳐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것을 말한다. 온라인을 통해 공개된 시연 동영상을 보면 눈이 휘둥그레지기 충분하다. 표지 모델이 깔고 앉은 사각 박스에 새겨진 바코드를 웹 카메라에 비추자 모델이 사용자가 등장하는 배경을 무대 삼아 걸어 나온다. 화보 속 모델이 옷을 갈아입거나 말을 걸기도 한다.



패션 브랜드는 지면광고에서 증강현실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다국적 패션브랜드 베네통은 지면 광고에 AR 코드를 삽입해 동영상도 함께 볼 수 있게끔 제작했다. 스포츠 브랜드 MLB도 특수 안경을 끼고 보면 지면이 입체적으로 보이는 3D광고를 제작했다.

베네통 관계자는 “패션업계에서 활용하는 증강현실은 아직은 호기심 유발 차원이지만 나중에는 옷을 구입하는 소비자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수준에 오르게 될 것”며 “멀지 않은 미래에 티셔츠에 그려진 AR코드를 비추면 어떤 브랜드인지, 어떤 스타일링이 어울리는 지, 어디서 구입해야 하는지 등 다양한 제품 정보를 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스마트폰 도입으로 패션과 IT접목은 더욱 활발해졌다. 스마트폰에 코드를 인식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이 탑재되고 무선 인터넷 망이 개방되면서 어떤 장소에서라도 실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늘었다.

패션 브랜드 캘빈클라인은 최근 남성 모델이 등장하는 속옷 광고 포스트에 QR(Quick Response) 코드를 활용했다. 매장 내 부착된 포스터에 휴대전화를 가져다 인식시키면 모델이 등장하는 동영상이 재생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면으로 다 보여줄 수 없었던 섹시함을 극대화할 수 있어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영국 라이선스 패션지 데이즈드 컨퓨즈드는 4월호에서 지면과 연계해 감상 할 수 있는 동영상 화보 제작할 예정이다. 기타를 들고 있는 표지모델에 웹 카메라를 비추면 모델이 기타를 튕기며 노래를 흥얼거리는 식이다. 어떤 과정으로 화보가 제작됐는지, 해당 의상이 어느 상황에서 잘 어울리는 지 등 패션 정보에 대해 소상히 전달할 수 있다.

이 잡지의 김애경 편집장은 “화보에서는 보여 줄 수 없는 옷의 뒤태라든지, 액세서리 착용 전 후 모습이든지 다양한 스타일링을 보여주는 등 소비자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며 “기본 화보 작업보다 3배가 넘는 비용이 들었지만 읽는 패션에서 보는 패션으로 전환되는 매우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 편집장은 “그동안 지면의 한계나 미적인 이유로 제품 설명을 자세하게 실지 못한 경우가 많았는데 AR 코드를 활용해 방대한 양의 실용적인 정보를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 할 수 있게 됐다”며 “최종 구매까지 이어질 수 있게 프로그램을 설계 할 수 있어 패션 업계가 관심이 비상하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신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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