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NPD는 지난 1분기 미국에서 판매된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RIM의 블랙베리가 36%, 구글 안드로이드폰이 28%, 애플 아이폰이 21%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까지 블랙베리, 아이폰, 안드로이드폰의 순서였지만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판매량이 처음으로 역전된 것이다.
하지만 미국 IT전문매체인 PC월드는 이에 대해 ‘별로 놀랍지 않다(No Big Surprise)’며, 이 결과가 ‘당연한’ 현상에 불과한 이유를 설명했다.
일단 모델 종류의 측면에서 안드로이드폰과 아이폰은 합리적인 대결이 성립되지 않는다. 아이폰은 고작 3G와 3GS 두 모델에 불과하다. 반면 안드로이드폰은 지난해말부터 모델이 급증하며 현재 미국에서는 20종이 넘는 안드로이드폰이 출시됐다. 아이폰은 ‘특정 제품’에 가깝고, 안드로이드폰은 ‘제품 라인업’이다.
즉, 과거 영화 대사로 유명해진 “내가 17대 1로 싸워서”라는 표현에서 안드로이드폰이 17명, 아이폰이 1명인 셈이다.
더구나 안드로이드폰은 매달 새로운 모델이 출시되고 있는 반면, 아이폰의 팬들은 4G 아이폰 하나만을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다.
PC월드에 따르면 안드로이드폰은 미국 시장에서 아이폰과 비교해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팔리고 있다. 출시 후 동일한 가격 정책을 줄곧 유지하는 아이폰과 달리 안드로이드폰은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PC월드는 미국에서 아이폰의 최대 대항마로 불리는 모토로라 드로이드는 아마존 사이트에서 단돈 20달러에 살 수 있다고 예를 들었다.
서비스 채널 역시 아이폰이 불리하다. 아이폰은 미국의 4개 메이저 이동통신사 중 AT&T 한 곳에서만 서비스되고 있다.
이 매체는 “올해 들어 안드로이드폰은 양적·질적으로 괄목할만한 진전을 보여주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은 아이폰을 따라잡기 위한 긴 싸움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