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가 달린다⑤] ‘7+1’ 독도레이서, 못 다한 뒷이야기…한상엽·배성환·정진원

[독도가 달린다⑤] ‘7+1’ 독도레이서, 못 다한 뒷이야기…한상엽·배성환·정진원

기사승인 2010-07-23 15:56:00


[쿠키 사회] 독도가 한국 땅임을 알리기 위해 지난 2008년 12월 의기투합한 ‘독도레이서’(Dokdo Racer). 미국, 캐나다, 멕시코, 남아공, 일본 등 17개국을 돌면서 세계인들에게 ‘독도’와 ‘코리아’를 목청껏 외치며 정직한 땀방울을 흘린, 식을 줄 모르는 열정을 보여준 7인의 청년들이다.

이들의 활약상을 누구보다 반색하며, 하늘나라에서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을 고 김도건 대원까지, 세계를 누빈 일곱 명과 이들의 가슴 속에 ‘영원한 스마일 맨’으로 살아있을 숨은 공로자 ‘그들의 못 다한 이야기’를 정리해봤다. 1편에서는 리더 한상엽, 배성환, 정진원에 대해 다룬다.

리더 한상엽(27 서울대 중어중문)

한상엽은 ‘독도레이서’를 이끈 수장이다. 지난 2006년 서울대 학보사 취재부장을 역임했지만 ‘리더’의 자리는 쉽지 않았다.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는 대신 그만큼의 책임감과 고충이 뒤따랐다. 성격도 식성도 제각각인 7명의 ‘독도레이서’를 탈 없이 이끈 한상엽. ‘리더’의 자리에서 일어나 일상으로 돌아온 그는 “중도에 포기하고 돌아가고 싶었을 만큼 힘들었던 순간이 많았다”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막내 지영이가 캐나다 토론토에서 제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가다가 떨어지는 사고를 당한 뒤 한국으로 돌아가는 상황이 발생했고, 호주에서는 개인적으로 몸이 너무 아팠어요. 유럽에서는 일정이 뜻대로 풀리지 않아 고단했고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본에서는 신종플루에 걸려 곱절의 고생을 했습니다.”

‘아픔’과 ‘상처’의 기억을 꺼내면서도 “‘독도레이서’를 통해 내 삶이 변화됐다”고 감사했다.

“독도는 제 자신을 바꾸게 만든 촉매제이자 은인 같은 존재예요. 저뿐만 아니라 대원들도 ‘독도레이서’ 활동을 통해 인생의 각도를 최소 1도씩 긍정적 방향으로 옮길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비록 1도지만 이런 것들이 꾸준히 쌓인다면 10년 후에는 훨씬 더 큰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독도레이서’를 응원해주신 분들과 친구들, (김)도건이 부모님, 그리고 블로그에 항상 들러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묘향’님 덕분에 모든 일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트레이너 배성환(28·연세대 체육교육학 졸)

‘꿈의 직장’이라 불리는 교직을 박차고 ‘독도레이서’에 합류한 배성환. 발산중학교에서 1학년 체육교사로 활동했던 그이기에 대부분 “왜 그런 무모한 짓을 하느냐”며 만류했지만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에게 ‘독도’는 ‘세계를 향한 더 큰 도전’이었기 때문이다.

“독도는 동해의 거친 풍파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제 자리를 멋지게 지키고 있죠. 독도 의 한결같음이 제 가슴을 뜨겁게 자극해 저와 우리를 달리게 만들었습니다. 세계 각지를 돌며 ‘아임 프롬 코리아’(I'm from Korea, 한국에서 왔습니다)라는 말할 외칠 때 가장 자랑스러웠어요.”

11개월 동안 지속된 일정이 고된 작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독도레이서’로 다시 활동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나머지 대원에게도 마찬가지겠지만 그에게 독도는 여전히 가슴을 뛰게 만든 존재이기 때문이다.

“군대에서 나라를 지키면서 ‘나라 사랑’이 커졌고요. ‘독도레이서’ 활동을 하면서는 ‘독도 사랑’ ‘세계 사랑’이 커졌습니다.”

배성환은 지난 2007년 ‘용감한 형제’라는 이름으로 친형 장환(29) 씨와 함께 ‘2014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홍보 세계일주’를 다녀온 뒤 ‘형, 우리 세계일주 갈래’를 출간했다. 어쩌면 그 때 이미 세계를 향한 그의 발걸음이 시작된 지도 모르겠다. 독도레이서 경험까지 보태 ‘세계에 도전하라’는 주제로 청년들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전도사로 우뚝 서겠다는 배성환, ‘꿈’을 향한 도전이 ‘인생’의 목표일 수 있는 그가 행복해 보인다.






퍼포먼스 담당 정진원(25·서울대 기계항공)

정진원은 팀 내에서 ‘만능 손’으로 불릴 만큼 기계를 다루는데 능한 대원이다. ‘독도레이서’가 달리기를 하면서 국내외 사람들로부터 받았던 ‘발 도장’ 기계를 멤버 김영주와 함께 손수 만들었을 정도다. 지난 2007년 스탠포드 대학교 여름학기 이수했을 만큼 영어 실력도 뛰어나다. ‘독도레이서’로 활동했던 지난 11개월 동안 그는 어떤 에너지를 얻었을까.

“세계 각지에서 만난 모든 분들이 ‘내가 하지 못한 멋진 일을 대신 해줘서 정말 고맙다’는 말을 하시더라고요.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로부터 응원과 격려를 받았을 때의 기분은 형용할 수 없는 거대한 힘이 됐습니다. 유명 인사들의 독도 발 도장을 받았지만, 무엇보다 평범한 시민 한 분 한 분의 격려와 지지가 따뜻하게 다가온 것 같아요. 이분들 덕분에 ‘독도레이서’ 활동을 끝까지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독도레이서’를 통해 세계인들에게 ‘독도는 멀리 있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는 정진원. ‘독도레이서’는 스물다섯 젊은 날 그가 누릴 수 있는 최대의 특권이자 축복이었기에 그 기쁨을 더 많은 사람들이 나누었으면 하는 바람을 밝혔다.

“어느 날 형이 저에게 ‘이 세상을 배우기엔 네 책상이 좁다’고 하더라고요. 아마 그 때부터 저에겐 넓은 세상에 대한 갈망과 아직도 많은 세계인들이 알지 못하는 독도에 대한 진실을 알리고 싶은 마음이 조금씩 자라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이제는 우리가 아닌 또 다른 ‘독도 지킴이’가 나올 텐데요. 그들도 우리가 느꼈던 보람과 기쁨을 가져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정진원)

한편 국민일보가 만드는 케이블 채널 ‘쿠키TV’는 3부에 걸쳐 특별 제작한 ‘독도가 달린다’를 방송 중이다. 1부는 오는 26일(오전 8시)과 28일(오후 1시 및 8시), 2부는 29일과 31일(오후 1시 및 8시), 3부는 26일과 30일에 이어 8월1일(오후 1시 및 8시)까지 전파를 탄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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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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