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가 달린다⑥] ‘7+1’ 독도레이서, 못 다한 뒷이야기…최가영·이한나·윤지영

[독도가 달린다⑥] ‘7+1’ 독도레이서, 못 다한 뒷이야기…최가영·이한나·윤지영

기사승인 2010-07-23 15:50:01


[쿠키 사회] 독도가 한국 땅임을 알리기 위해 지난 2008년 12월 의기투합한 ‘독도레이서’(Dokdo Racer). 미국, 캐나다, 멕시코, 남아공, 일본 등 17개국을 돌면서 세계인들에게 ‘독도’와 ‘코리아’를 목청껏 외치며 정직한 땀방울을 흘린, 식을 줄 모르는 열정을 보여준 7인의 청년들이다.

이들의 활약상을 누구보다 반색하며, 하늘나라에서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을 고 김도건 대원까지, 세계를 누빈 일곱 명과 이들의 가슴 속에 ‘영원한 스마일 맨’으로 살아있을 숨은 공로자 ‘그들의 못 다한 이야기’를 정리해봤다. 1편 리더 한상엽, 배성환, 정진원에 이어 2편에서는 최가영, 이한나, 윤지영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학술 세미나 담당 최가영(24·서울대 경제학)

최가영은 지난 2007년 서울대 외교학과 ‘20회 모의 유엔 공식대표’ 활동 경험을 살려 팀에서 학술과 세미나를 담당했다. 전 세계 17개국을 돌며 쌓은 추억과 시간을 한편의 영화로 만들 수 있겠다는 최가영. 그만큼 독도는 그에게 많은 인연을 맺게 해줬고, 다양한 삶을 느끼게 해주었으며, 한층 성숙한 어른으로 만들어줬다. 특히 아프리카 케나 나이로비에 위치한 일명 쓰레기 마을인 ‘고로고초’는 잊지 못할 추억의 장소다.

“고로고초 마을에서는 아이들이 쓰레기 더미 속에서 먹을 것 찾아 목숨을 연명하고 있었어요. 빛 한 줄기도 들어오지 않은 캄캄한 방까지 그야말로 ‘암흑의 도시’였습니다.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의 목소리를 실어주기 위해 ‘지라니 합창단’과 함께 합동공연을 했는데, 아이들의 해맑은 미소와 초롱초롱한 눈빛은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지난 1년 동안 그가 얻은 것은 ‘진정한 자아’다. 발이 붓도록 방방곡곡을 뛰어다니고, 부족한 경비를 보충하기 위해 호주의 한 일식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은 성숙의 시간이었다. 독도레이서를 통해 얻은 각종 노하우를 수록한 일명 ‘독도 백서’를 만들어 ‘독도 사랑’의 마음을 이어갈 3기에게 물려줄 계획이다.

디자인 콘텐츠 담당 이한나(24·서울대 서양학)

이한나는 포항예술고 학생회장(2005)을 역임하고, 서울대 서양화과 학생회장(2006~2007),
공공미술 동아리 아티스타 초대회장(2008)을 거친 리더이지만 20대 젊은이들이 대체적으로 그렇듯 ‘독도는 우리땅’을 흥얼거리는 평범한 대학생에 불과했다. 그런 그가 11개월 동안 ‘독도인’으로 살면서 독도와 사랑에 빠졌다. 한나에게 있어 독도는 찬란한 ‘젊은 날의 초상화’이다.

“독도레이서 활동으로 하나 둘 멤버들이 모였고, 국내 마라톤을 하던 중 소중한 친구 한 명을 잃었습니다.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함께 고민하고, 다투고, 울고, 웃던 기억은 제 인생에 가장 찬란한 날로 기록될 거예요. 전 평생 ‘독도레이서’라는 보이지 않는 명찰을 가슴에 달고 살아갈 겁니다. 세계 각지에 저희가 심은 씨앗이 수백 수천인데 우리와 호흡했던 그들이 살아있는 한 저도 명함을 뗄 수 없기 때문이죠.”

매 순간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그때마다 ‘독도 수호’를 생각하면서 참고 또 참았다. 그리고 각지에서 만난 아이들을 보면서 느꼈다. “발 도장 찍고 대화하면서, 한국인과 한국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우리를 신기하다는 듯 쳐다보는 아이들의 눈빛을 아직도 잊을 수 없어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과 보람을 느꼈던 것 같아요. 우리가 한국과 한국인을 대표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니 다시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그는 ‘독도레이서’ 활동을 통해 겪은 ‘실수’와 ‘실패’를 통해 ‘성숙의 시간’이라는 값진 열매를 얻었다고 털어놨다. “숱한 실수와 실패의 순간들이 만들어 낸 성숙의 시간으로 기억될 것 같아요. 항상 빠르고 안정적인 길, 남들이 보기에 예쁘고 좋아 보이는 길만 걸어갔다면 귀한 경험을 할 수 없었을 거예요.”






기록 웹 관리 담당 윤지영(21·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팀의 막내인 윤지영은 해맑은 미소가 풋풋한 스물한 살이다. 삼성 SDS 장학생(2006), 한국지구과학 올림피아드 동상(2007), 전남과학고 기상관측 동아리 회장(2007) 등 각종 수상 기록에서도 알 수 있듯 영특한 두뇌를 가졌지만 세상의 짐을 한꺼번에 메기엔 그의 어깨는 너무 좁았다.

어린 나이에 뛰어든 작업이라 멤버들 중 누구보다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지난해 8월14일 미국으로 함께 떠났으나 올해 2월 홀로 귀국했다. 짧은 기간이지만 ‘독도레이서’라는 이름으로 보람을 느낀 시간이었다.

“지난 시간 동안 아픔도 슬픔도 많았지만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곱게 남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세계에 독도를 알리겠다는 큰마음을 안고 떠났지만 노력만큼 많이 나오지 못한 것 같아요. 그렇지만 그 과정에서 알게 모르게 제 자신도 조금씩 성장했습니다.”

독도가 한국 땅임을 알리는 세미나를 열고 난 뒤, 참가자로부터 응원을 받았을 때 가장 보람을 느꼈다는 지영. “블로그까지 방문해 글을 남겨주시면서 ‘정말 좋았다’ ‘독도와 한국에 대한 인식이 변했다’는 문구를 봤을 때 힘들다고만 생각했는데 제가 다른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일을 했구나 하는 걸 깨달았어요.”

윤지영은 한국인의 독도 사랑이 잠시 끓어올랐다가 금방 식어버리는 ‘냄비’가 아닌 은은하게 오래 유지될 수 있는 ‘뚝배기’가 되길 소망했다. “국민 모두가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에만 관심을 가졌다가 뒤돌아서면 금방 잊어버리는 것이 아닌 어떤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는 깊고 우직한 마음을 지녔으면 좋겠습니다.”

한편 국민일보가 만드는 케이블 채널 ‘쿠키TV’는 3부에 걸쳐 특별 제작한 ‘독도가 달린다’를 방송 중이다. 1부는 오는 26일(오전 8시)과 28일(오후 1시 및 8시), 2부는 29일과 31일(오후 1시 및 8시), 3부는 26일과 30일에 이어 8월1일(오후 1시 및 8시)까지 전파를 탄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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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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