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IT] 애플 아이폰(3GS)의 충전기에서 화재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구나 피해자는 KT가 사과를 하기는커녕 29만원의 수리비용을 요구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돈암동에 거주하고 있는 최모(30)씨는 지난 24일 오후 11시쯤 자택에서 충전 중인 아이폰에서 타는 냄새와 함께 불꽃이 일어나는 것을 목격했다. 재빨리 진화해 큰 피해는 없었지만 이미 아이폰의 USB 접속부 부분이 변형되고 충전기 커넥터 쪽은 새카맣게 타버린 상태였다. 집에 사람이 없었거나 자고 있었다면 집에 불이 옮겨 붙어 큰일이 날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최씨는 조치를 받기 위해 서울 시내에 위치한 KT센터에 갔다가 한번 더 황당한 경우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직원이 타버린 아이폰과 충전기를 보자마자 ‘둘 다 유상’이라고 말했다”며 “‘제품의 외관이 변형됐기 때문이다. 원래 (AS에 대한) 정책이 그렇다’라는 데 직원이 말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엔지니어에게 한번 더 보여주고 나서도 ‘제품이 ‘탈옥’된 상태이기 때문에 이대로라면 전체훼손으로 판정이 나 70만원, 다시 초기상태로 만들어오면 29만원이 청구될 것 같다. 어떻게 하시겠느냐’고만 말했다”고 설명했다.
화가 난 최씨는 그 자리에서 센터를 나와 인근의 사설업체로 가 3만원을 지불하고 수리를 끝냈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한 사설업체 직원은 통화에서 “아이폰의 충전기 커넥터 화재는 사용자 과실인 경우는 거의 없다. 다만 대부분이 정품이 아닌 사설업체에서 파는 비품에서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씨는 “해당 충전기는 아이폰을 살 때 같이 들어있던 정품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당당하게 KT센터를 찾아갈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최씨는 국내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이같은 사연을 올렸고, 여기에는 타버린 제품 상태, 충전기가 정품이란 사실을 증명하는 사진 등도 같이 게재돼 있다. 최씨가 올린 사진에는 충전기의 케이블 위에 ‘designed by apple’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KT는 수리비용을 요구했다는 피해자 응대 부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KT관계자는 “충전기는 정품이지만 단말기가 탈옥된 상태였기 때문에 이런 내용들을 안내하는 과정에서 경우에 따라 유상이 될 수도 있겠다라는 식의 언급이 있었던 것이다. 무조건 수리비를 요구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KT는 이같은 사실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고 네티즌들의 비난이 이어지자 26일 오전 공식 트위터를 통해 정확한 조치사항을 공지하겠다고 했지만 하지 않고 있다. 다만 KT는 16일 오후 12시에 피해자와 최종적으로 만나 당시 상황을 최종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사고 이후 수리비용을 요구한 부분은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에 한쪽으로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화재 자체로 아이폰 충전기의 안전성이 도마 위에 오르는 것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아이폰4의 USB 케이블과 접속부가 불에 타 소비자가 가벼운 화상을 입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지난 2008년 9월에 애플은 아이폰의 충전기가 폭발 위험 및 전기 쇼크를 일으킬 위험이 있다며 수백만개의 충전기에 대한 리콜 조치를 발표하기도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