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년’ 2PM, 첫 단독 콘서트를 통해 본 현주소와 과제

‘데뷔 2년’ 2PM, 첫 단독 콘서트를 통해 본 현주소와 과제

기사승인 2010-08-02 10:08:00

"[쿠키 연예] 남성 6인조 ‘2PM’. 하루 중 가장 뜨거운 시간을 의미하는 ‘오후 2시’라는 팀명처럼 데뷔 2년 만에 ‘핫한’ 그룹으로 급성장했다. 지난달 31일과 1일 양일에 걸쳐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첫 단독 콘서트 ‘2PM 돈스탑
캔스탑’(2PM Don''t stop Can''t stop)은 그간의 활동을 망라함과 동시에 2PM이 향후 풀어야 할 과제를 남긴 공연이었다.

2PM은 노래 ‘10점 만점에 10점’으로 데뷔할 당시를 보여주기라도 하듯 120분 내내 역동적이었다. 생애 첫 단독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싶은 여섯 멤버들의 의지가 노래와 춤을 통해 고스란히 펼쳐졌다. 2시간 동안 별다른 멘트 한 번 하지 않고, 쉴 새 없이 노래와 퍼포먼스를 쏟아냈을 만큼 2년 동안 부지런히 활약했음을 보여줬다. 여러 곡의 히트곡을 남긴 인기 아이돌 그룹답게 흥얼흥얼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도 꽤 있었다.

데뷔 후 2PM이 활동 기간이 길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빠른 시간에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남자의 매력’을 무대 위로 끌어낸 최초의 ‘짐승돌’(짐승처럼 남자다운 매력을 발휘하는 아이돌 그룹을 의미)이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대형 매니지먼트사에서 배출한 아이돌은 가녀린 몸매에 고운 얼굴, 부드러운 미소, 혹독한 훈련으로 다져진 빈틈없는 군무, 10~30대의 한정된 팬 층 등 특징이 비슷비슷했다.

그들에 비해 2PM은 달랐다. 외모는 여자처럼 곱상하나, 근육질 몸매에 파워풀한 춤을 지닌 남자다운 이중성을 드러낸 것이다. 특히 여자 가수나 솔로 남자가수가 주로 보여줬던 ‘섹시미’를 과감하게 노출하는 방식을 택했다. 옷을 찢는 안무로 ‘초콜릿 복근’을 자랑했으며, 매서운 눈빛과 격한 춤을 통해 남자다움을 과시했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과 토크쇼에서는 보호해주고 싶은 남자로서 귀여운 매력을 드러내며 각 연령층의 고른 사랑을 받고 있다. 이날 공연도 ‘섹시’와 ‘큐트’를 오가며 관객의 오감을 자극했다.

첫 노래는 공연 타이틀 명이기도 한 ‘돈스탑 캔스탑’으로 꾸몄다. ‘지금처럼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고 멈출 수 없다’는 멤버들의 강한 의지를 노래를 통해 표출한 것이다. 올 블랙 의상을 입고 진한 메이크업으로 이목구비를 살린 2PM은 어느 덧 풋풋한 소년의 모습에서 ‘남자’로 성장해있었다.

노래 ‘기다리다 지친다’를 부를 때에는 ‘짐승돌’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장본인임을 입증하기라도 하듯 섹시함에 초점을 맞췄다. 의자에 누운 여자 댄서들의 몸을 훑고 끌어안는 등 방송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강도 높은 스킨십을 과감히 연출했다. 2PM의 손끝이 여자 댄서들의 몸에 닿을 때마다 객석에서는 탄식 섞인 환호가 쏟아져 나왔다.

섹시 코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개별 무대를 준비하기 직전 닉쿤은 암전 상태를 연출한 뒤 땀에 젖은 검은색 민소매 상의에서 하얀색 셔츠를 갈아입는 모습을 실루엣으로 드러내 여성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었다. 찬성은 크리스 브라운의 ‘테이크 유 다운’(Take you down)을 열창하면서 야릇한 포즈의 섹시 댄스를 선보였고, 윗옷을 찢어 잘 잡힌 근육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다같이 노래 ‘하트 비트’(Heart beat)를 부를 때에는 특유의 파워풀하면서도 섹시한 매력을 선보였다.

섹시함뿐만 아니라 로맨틱한 남자의 모습도 잊지 않았다. 공연 초반 노래 ‘온리유’(Only you)를 부르면서 준비한 장미꽃을 관객에게 나눠줬다. 개별무대에서 닉쿤은 기타를 연주하면서 익스트림의 ‘모어 댄 워즈’(more than words)를 감미롭게 불렀고, 택연은 한 명의 관객을 위한 세레나데로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을 피아노 연주와 함께 열창했다.

귀엽게 망가지는 모습은 또 다른 볼거리였다. 택연의 드라마 데뷔작 ‘신데렐라 언니’를 멤버 전원이 패러디 해 코믹한 연기를 선보였다. 이뿐만 아니라 우영, 찬성, 택연은 공주풍 드레스를 입고 애프터스쿨의 유닛 프로젝트 오렌지 카라멜의 ‘마법소녀’를 발랄하게 불렀으며, 닉쿤, 준수, 준호는 박현빈의 ‘사뱡사뱡’과 박상철의 ‘무조건’을 통해 트로트 가수로 변신했다.

이처럼 2PM의 첫 단독콘서트는 섹시함과 귀여움을 넘나들며 관객의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하지만 아이돌 그룹의 맹점이라 할 수 있는 ‘음악성’ 부분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파워풀한 춤을 추는 댄스 그룹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가수로서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공연이 부족했고, 개개인으로는 다채로운 매력이 돋보였으나 합동공연에서는 하모니나 가창력을 느낄 만한 부분이 미흡했다.

2PM의 강점이라 할 수 있는 ‘섹시 코드’도 어느 정도 적정 수준을 지켜야 한다. 가요계에서 섹시 코드는 ‘마지막에 쓰는 카드’라고 할 정도로 오랜 활동을 한 뒤에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섹시 콘셉트는 순간적으로 큰 인상을 남길 수 있어도 오래 가지 못하고 쉽게 질린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차기 앨범에서는 상응하거나 이를 뛰어넘는 강력한 한 방을 보여줘야 하는데 ‘섹시 코드’를 앞지를만한 카드가 별로 없기도 하다. 따라서 섹시미를 남발함으로 인해 2PM의 매력을 스스로 격하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JYP의 수장 박진영이 ‘나의 자존심’이라는 표현을 쓰며 내놓은 2PM. 박진영이 프로듀싱에 작사·작곡가로 전폭적으로 참여하며 2PM을 2년 만에 ‘국민 아이돌’로 만들어놓았다. 이제 더 높게 비상하는 것은 2PM에게 주어진 몫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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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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