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세살.한살바기 두 남매를 한달간 집안에 가둬 굶겨죽인 20대 엄마에게 결국 '살인' 혐의가 적용됐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5일 이번 사건을 담당한 오사카 경찰이 사체유기 혐의로 체포된 용의자 시모무라 사나에(下村早苗·23·유흥업소 종업원)에게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혐의를 적용할 방침을 굳혔다고 보도했다.
일본 경찰 관계자는 "시모무라가 6월말 집을 나온 뒤 두 남매의 사망을 확인한 7월 29일까지 한번도 귀가하지 않았던 것이 증명됐다"면서 "특히 방문과 현관문에 테이프를 붙여놓거나 세공까지 해가며 아이들이 스스로 탈출할 기회마저 차단시킨 점은 고의적인 살의가 있었다는 부인할 수 없는 증거"라고 밝혔다.
경찰은 3세(딸)과 1세(아들)에 불과한 아이들에게 장기간 음식과 물을 주지 않으면 사망할 것이란 사실을 시모무라가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으며, 이 점이 시모무라 본인의 진술로도 충분히 드러난 만큼 살해 의도 입증이 가능하다고 결론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시모무라의 인면수심 행적은 그동안 경찰 조사를 통해 속속 밝혀졌다. 집을 나가며 방문과 현관문를 거의 봉인했고, 방치된 아이들은 음식은 커녕 마실 물도 없는 폭염속 집안에서 "엄마, 엄마"를 외쳐가며 서서히 죽어갔다.
자신이 낳은 친자식 2명이 이처럼 숨진 사실을 집에 잠시 들려 확인한 뒤에도 시모무라는 중학교 동창인 남자에게 개인적인 일로 "축하해, 잘 지내? 힘내"라며 전화한 사실이 밝혀져 일본 열도를 다시한번 경악케 하기도 했다. 이 남자는 경찰 참고인 조사에서 "시모무라 목소리나 말투가 평소와 전혀 다르지 않았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시모무라 용의자는 체포 당시 이같은 일을 저지른 이유에 대해 “육아가 귀찮아서, 아이들이 없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고 말해 담당 경찰관들의 혀를 내두르게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