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손담비 “제가 유독 스캔들이 없는 건…”

[쿠키人터뷰] 손담비 “제가 유독 스캔들이 없는 건…”

기사승인 2010-08-06 22:25:00

"[쿠키 연예] 손담비는 옹골차다. 1년4개월 만에 내놓은 미니앨범 ‘더 퀸’(The Queen)이 가창력 논란과 뮤직비디오 미국 드라마 표절 등으로 몸살을 앓았지만, 낙담하거나 중도 포기하지 않았다. ‘절망’ 대신 ‘희망’이라는 단어를 채워 넣었다.

“악플도 관심의 일종”이라며 눈동자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활짝 웃을 때에는 호탕한 면모가 유감없이 드러났다. 이번 앨범은 3년 동안 쉼 없이 달려온 가수 인생에 ‘즐기면서 설 수 있는 무대’를 선물해줬고, 그동안 발견하지 못한 또 다른 자신과 마주한 ‘새로운 도전’이었다.

매사를 긍정적으로 보는 성격이 이번 앨범의 색깔을 결정짓는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됐다. 노래 ‘미쳤어’와 ‘토요일 밤에’에서는 섹시한 매력을 뽐냈다면, 지금은 대중에게 ‘해피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여왕’이 되고 싶었다. 그러한 마음을 담아 이번 앨범 타이틀도 ‘퀸’(Queen)으로 잡았다.

“요즘 여러 가지로 안 좋은 일들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잖아요. 근심·걱정이 가실 날이 없는데, 노래까지 우울한 곡으로 갈 순 없었죠. ‘퀸’ 후렴구에 ‘모두 다 원하는 대로 아틸리싸이. 모두 다 이루어져라 아틸리싸이’라는 부분이 있는데 이 노래를 듣는 모든 분들에게 좋은 일들이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불렀죠. 대중의 지친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활력소로써 제 노래가 활용되길 바랐습니다. 예전에는 미처 몰랐는데 지금은 무대에 서는 게 즐거워요”

각종 논란에 시달린 손담비…희망을 노래하다

일단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 노래 ‘퀸’은 공개되자마자 각종 음원 사이트 상위권을 유지하며 대중의 귀를 사로잡았다. 하지만 암초를 만나면서 주춤했다. 컴백하고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MR(Music Recorded·반주음악) 제거 음원이 온라인에 떠돌면서 가수에게 치명타인 ‘가창력 논란’이 터진 것이다. 가수는 음악으로 평가받는 게 당연할 터. 손담비는 무대 시설의 미흡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던 상황도 이해해달라고 털어놨다.

“1년4개월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정말 많이 준비한 곡이었어요. ‘아틸리싸이’ 부분도 효과적으로 살리기 위해 수 백 번 읽고 부르고 연습했죠. 그런데 ‘퀸’이 기계음으로 효과 낸 부분이 커서, 이를 완벽히 살려서 부를 만한 여건이 되지 않았어요. 가창력 논란은 가수에겐 뼈아픈 지적이지만 전 크게 개의치 않아요. 제가 진심을 다해 노력했다는 걸 언젠가는 알아봐주실 거라 믿으니까요. ‘요즘 퀸을 들으면 들을수록 좋다’는 호평이 많아서 제 마음이 조금 통한 것 같아 기분 좋아요.”

손담비의 발언대로 ‘퀸’은 무대에 서면 설수록 호응도가 높아지고 있다. 손담비는 스스로를 ‘뒷심 있는 여자’라고 지칭하며, ‘시간이 갈수록 귓가를 울리는 음악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무엇이든 시간이 지나면 마음이 깊어지기 마련이지만 이번 곡은 더욱 그런 것 같아요. 처음에 곡을 받았을 때보다 지금이 훨씬 좋아요. 사람들도 초반에 ‘노래가 낯설다’ ‘어렵다’는 반응이 많았는데, 요즘은 수월하게 따라 부르고 열정적으로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진심을 다해 노력하면 무엇이든 이루어진다고 믿어요.”

그의 확신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완성됐다. 허리 한 번 돌리기 버거워했던 ‘몸치’에서 ‘여자 비’라는 호칭을 얻는 탁월한 ‘춤꾼’으로 거듭나기까지 뼈를 깎는 고통을 이겨낸 그였다. 고난이도 흑인 댄스의 일종인 ‘크럼핑’을 배워, 비보이 세계 대회인 ‘R-16’ 예선전에 출전했을 만큼 춤 실력이 향상됐다. 이번에도 ‘퀸’의 파워풀한 데뷔 무대를 위해 미국에서 춤 교습을 받아 왔다.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온다는 게 그의 철칙이다.



“선글라스 끼는 거 싫어해요”

손담비는 ‘얼음공주’라는 별명을 가졌다. 말을 하지 않거나 웃지 않으면 ‘인상이 차가워 보인다’는 게 지인들의 평가다. 본인도 “웃지 않아서 오해를 종종 받는다”고 인정했다.

“음악 프로그램에 가면 다른 가수들과 대기실을 같이 쓸 때가 있는데, 제가 먼저 다가가지 못하는 성격이에요. 게다가 잘 웃지 않으면 사람들이 어려워하더라고요. 무대에서도 퍼포먼스가 강해서 기가 센 줄 아세요(웃음). 그래서 남자 연예인도 친한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인맥이 넓지 못해요. 일 외에는 관심사도 딱히 없어요. 싸이월드나 트위터도 만들지 않았고요. 요즘에는 취미 하나 만들려고 노력하는데 마음 줄 곳이 없네요. 이런 저런 이유로 연애하기도 참 힘든 타입이라, 스캔들도 나지 않는 것 같아요(웃음).”

연예인은 대중의 관심을 받는 직업이지만, 쉴 때 만큼은 누군가의 방해를 받지 않고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 한다. 그런 이유로 외출할 때 선글라스에 모자로 변장해 신분을 가리는 연예인들이 대다수다. 하지만 손담비는 달랐다. 외출할 때에는 평소와 비슷하게 수수한 옷차림에 옅게 화장만 한다. 사람들의 시선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털털한 성격이다.

“식사하러 가거나 쇼핑하러 갈 때 만나는 사람들이 사인 해달라고 하거나 사진 촬영하자고 하면 대부분 응해 드려요. 사람들이 절 알아보고 반응해주시는 것에 대해서 예민하게 군다거나 힘들어하지 않아요. 개인적으로 선글라스를 끼거나 변장하는 걸 싫어하거든요(웃음). 어디서나 제 모습 그대로 보여드리고 싶어요.”



솔로가수 대거 컴백…히트곡 많아져 활성화됐으면

‘가요계는 솔로 가수들의 전쟁터’라 불릴 정도로 보아, 세븐, 백지영 등 대형스타가 대거 컴백했다. 손담비는 이들의 복귀를 누구보다 반색했다. 데뷔 3년 만에 여러 후배가 생기는 선배 가수의 입장이 됐지만 ‘아이돌 그룹’에게만 집중되는 ‘쏠림 현상’이 극심해지는 것 같아 다소 걱정스러웠기 때문이다.

“제가 데뷔하던 해에는 솔로 여가수가 저 밖에 없었어요. 그만큼 솔로 시장이 열악하고 어려워진 것 같아요. 보아, 세븐 선배의 활약으로 가요계가 활기를 띄었으면 좋겠습니다. 가요계 유행 흐름이 굉장히 빠르다보니 하루가 멀다 하고 순위가 뒤바뀌잖아요. 실력 있는 가수들이 앞장서서 좋은 노래들을 많이 선보이고, 히트곡들이 많이 나와 활기찬 분위기가 형성됐으면 좋겠어요.”

‘솔로 여가수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5년 만에 국내 무대에 돌아온 ‘보아’와의 경쟁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손담비는 보아에 대해 “라이벌보다는 10년 동안 가요계에서 활약해 온 가수로서 배워야 할 점이 많은 선배”라고 언급했다.

“보아 선배가 국내 활동했을 땐 데뷔하기 전이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어요. 이제 막 출발한 입장이라 후배로서 옆에서 지켜봐야죠. 어렸을 때부터 가요계에서 활동해 온 선배라 배울 점이 정말 많을 것 같아요.”



“가수 연기 병행하고 싶어요.”

무엇이든 배우고자 하는 열의가 강한 손담비. 지난해에는 SBS 드라마 ‘드림’(Dream)을 통해 어린 시절부터 품어온 ‘연기자’로 변신했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동시간대 경쟁 드라마인 MBC ‘선덕여왕’이 안방극장을 장악하면서 ‘화제성’이나 ‘관심도’ 면에서 주목을 받지 못했다. 게다가 초반에는 연기력 논란까지 일어 잡음이 많았다. 배우 데뷔작 ‘드림’, 그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아 있을까.

“‘드림’은 완성도가 높고 작품성이 좋았던 드라마예요. 신인 배우로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배웠던 값진 작품이었죠. 저조한 시청률이 가슴 아프기도 하지만 좌절하지 않아요. 노래 ‘미쳤어’를 만나기 전 제가 어떤 음악을 보여드려도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것처럼 ‘드림’도 아직은 제가 더 성장해야 한다는 걸 알려준 작품이었죠. 배우로서 인정받을 만한 저에게 꼭 맞는 옷을 입을 날이 오겠죠.”

스물일곱 ‘퀸’으로 돌아온 손담비. 미니앨범 활동에 주력한 뒤 연내에 작품 출연을 확정 짓고 ‘배우’로 다시 모습을 드러낼 계획이다. ‘가수’와 ‘연기자’ 두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싶은 게 그가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는 이유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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