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타이틀 달고 다닌 ‘韓 패션 개척자’…故 앙드레 김은 누구인가?

‘최초’ 타이틀 달고 다닌 ‘韓 패션 개척자’…故 앙드레 김은 누구인가?

기사승인 2010-08-13 02:23:00

[쿠키 연예] “앙드레 김은 한국 패션의 영원한 목자이자 한국 패션의 선구적 개척자다.”

미국 뉴욕타임즈와 영국 런던 헤럴드트리뷴이 故앙드레 김(75)의 생전 활약상에 대해 묘사한 말이다. 고인은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며, 한국 패션계의 거목으로 자리를 지켜왔다.

1935년 8월 24일 경기도 고양에서 태어난 앙드레 김은 서구적 외모로 1959년 영화 ‘비오는 날의 오후 3시’에서 프랑스인 종군기자 역으로 얼굴을 선보였다. 신상옥 감독이 운영하던 영화사 ‘신필름’에서 배우로서 꿈을 키워오던 중 디자이너로 전업했다.

그가 패션업계에 첫 발을 내딛은 것은 스물다섯 살 때인 1960년이다. 2년 뒤 서울 소공동에서 ‘살롱 앙드레’라는 타이틀로 패션쇼를 열며, 한국인 최초의 남성 패션 디자이너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당시 앙드레 김은 국경과 시대, 유행과 한계를 초월하는 독창적 작품 세계로 패션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1966년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한국인 최초로 해외 패션쇼를 개최했으며,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는 그의 패션쇼에 대해 ‘선경(仙境)의 마술’이라고 극찬했다. 인종과 사상을 뛰어넘는 패션쇼로 해외 각지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독특한 장소에서도 앙드레 김의 패션쇼는 이어졌다. 1996년에는 한국과 이집트 수교 1주년 기념으로 피라미드 앞에서 무대를 열었으며, 2006년 12월에는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사원에서 세계 최초로 패션쇼를 가졌다.

이탈리아 대통령과 프랑스 정부는 그에게 훈장을 수여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1999년 11월6일 이어 2003년 10월18일 두 차례나 ‘앙드레 김의 날’을 선포하기도 했다.

2004년에는 국내 패션 디자이너로서 최초로 ‘베스트 스타 어워드’를 만들어 우리나라 대중 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한 스타들을 직접 선정해 수상하는 자리를 가짐으로써 문화·연예·스포츠계의 화합을 이끌어냈다.

패션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사업가로서도 수완을 발휘했다. 골프 웨어, 아동복, 이너웨어, 보석, 홈패션, 도자기, 자전거, 벽지, 양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앙그레 김’ 브랜드를 확장시켜 나갔다. 삼성물산은 ‘앙드레김 아파트’를, 삼성전자는 ‘앙드레김 가전’을 국민 카드는 ‘앙드레김 카드’를 내놓기도 했다.

2007년에는 ‘제7회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에서 패션디자인 부문에서 이름을 알렸으며, 2009년에는 ‘아시아 모델 페스티벌 어워즈’ 국제문화교류 공로상을 수상했다.

국내·외에서 이름을 드높인 패션 디자이너였기에 그의 무대는 ‘스타 등용문’으로 통했다. 당대 톱스타라면 한번쯤 앙드레 김 패션쇼에 섰으며, 피날레 장식은 스타들끼리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을 정도로,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톱스타의 것이었다. 그동안 그의 무대를 거쳐 간 스타는 김희선, 송승헌, 원빈, 전도연, 이영애, 이병헌, 배용준, 심은하, 김태희, 권상우, 정준호, 최지우 등 한류 스타를 총집합 시켰을 정도다.

50년을 ‘의상 만들기’에 힘을 기울인 앙드레 김. 그의 못다 푼 패션 열정을 달래주기 위해 서울 신사동 의상실과 경기도 기흥의 ‘아뜰리에’를 마지막으로 거친다.

한편, 앙드레 김은 12일 오후 7시25분쯤 폐렴 및 대장암 합병증으로 별세했다. 발인은 오는 16일 오전 6시며, 장지는 충남 천안시 천안공원묘원으로 정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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