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석 “리허설 일주일 만에 무대 오르라고?” 뮤지컬계에 쓴 소리

오만석 “리허설 일주일 만에 무대 오르라고?” 뮤지컬계에 쓴 소리

기사승인 2010-08-13 14:57:00

[쿠키 연예] 브로드웨이 국내 초연작인 뮤지컬 ‘톡식 히어로’ 타이틀 롤을 맡은 배우 오만석이 국내 뮤지컬계의 불합리한 현실을 개탄하며 쓴 소리를 날렸다.

오만석은 13일 낮 12시30분 서울 삼성동 KT&G 상상아트홀에서 열린 ‘톡식 히어로’ 프레스콜 및 기자회견에서 “제가 거짓말을 하지 못 한다”고 운을 뗀 뒤 “국내 스태프들이 오랜시간 동안 작품을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부랴부랴 리허설을 마치고 무대에 오른다”고 털어놨다.

이어 “외국 스태프들이 왔을 땐 15~30일 정도의 시간을 주면서 우리나라 스태프들이 만들 때는 5~6일 안에 무대 설치와 리허설을 완전히 마치고 바로 본 공연에 들어가야 한다”며 “외국어로 된 대본을 우리나라 관객의 정서에 맞게 번역해야 하는데 시간에 쫓기다보니까 그렇게 하지 못한다. 배우도 충분한 리허설 시간을 가져야 하는데 물리적으로 부족하다. 이는 우리나라 뮤지컬계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인 것 같다. 우리 모두가 풀어야 할 숙제”라고 쓴 소리를 했다.

‘톡식 히어로’ 무대도 열악한 상황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다고 토로했다. “(다양한 기업이 모여있는 건물의 특성상) 이 시간이 끝나면 소리를 크게 내지 않고 리허설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어려운 제작 여건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열심히 하는 배우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관객에게 실망을 드리지 않고 공연을 최대한 즐길 수 있도록 열심히 뛸 것”이라고 각오를 덧붙였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뮤지컬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톡식 히어로’ 같은 경우 배우들끼리 맞춰야 하는 동작이 많은데 무대를 마음대로 쓸 수 없다는 사실에 배우들이 힘들어하는 것 같다”며 “이 건물에 다른 부서들도 많아서 소리를 크게 낼 수 없는 상황이다. 프레스콜도 점심시간을 이용해 할 수 밖에 없었다. 여러모로 열악한 상황이긴 하나 그나마 다른 뮤지컬에 비해 시간을 많이 빼서 리허설을 하는 편”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오만석은 극중에서 지구과학자를 꿈꾸는 왕따 청년 ‘멜빈’으로 나온다. ‘멜빈’은 오염 속에 찌들어가는 트로마빌의 시민과 사랑하는 시각장애 여성 ‘새라’(신주연 최우리)를 위해 환경오염으로부터 뉴저지를 구하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던 중 악의 무리에 의해 유독성 물질통에 빠지게 되고 슈퍼 파워를 가진 녹색 돌연변이 ‘톡시’로 다시 태어난다. 그룹 파란의 라이언이 더블 캐스팅됐다.

모범생 ‘멜빈’이 슈퍼히어로 ‘톡시’로 변신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단 2분이다. 별도의 분장 시간 없이 무대에서 바로 변신할 예정이라 관객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오만석은 “우리가 보여주는 ‘톡시’는 브로드웨이보다 분장이 좀 더 무게감이 있다”고 설명한 뒤 “처음에는 방독면 쓴 것처럼 답답해서 귀에 구멍을 뚫으면서 조금씩 수정하고 있다. 여름이라 땀이 나서 힘들다”고 말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톡식 히어로’는 ‘아이 러브 유’ ‘올슉업’ ‘더 씽 어바웃 맨’ ‘멤피스’ 등을 극작한 히트제조기 조 디피에트로(Joe Dipietro)가 극작했으며, 본 조비 밴드의 키보디스트 겸 작곡가 데이비드 브라이언(David Bryan)이 작곡했다. 지난해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돼 ‘관객이 선택한 최고의 뮤지컬상’ ‘최고의 뉴 오프-브로드웨이 뮤지컬상’ 등을 거머쥐며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서 첫 선을 보이는 ‘톡식 히어로’는 오는 14일부터 10월10일까지 총 68회 상연된다. 오만석을 비롯해 라이언, 홍지민, 김영주, 신주연, 임기홍, 최우리, 김동현 등이 출연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