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휴대전화 점유율은 각각 2,3위다. 시장조사기관인 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2분기 점유율이 20.7%, LG전자는 10%를 기록했다. 전세계 휴대전화 3대중 1대꼴로 한국산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수출을 살펴보면 상황이 정 반대다. 관세청이 17일 밝힌 ‘7월 수출입 동향’자료에서 무선통신기기(휴대전화) 수출액은 14억200만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7월(18억2300만달러)보다 23.1%나 줄었다. 일시적인 부진도 아니다. 휴대전화 수출은 올들어 내내 부진하면서 상반기 수출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1% 떨어졌다. 올해 우리나라 수출품목 중 가장 큰 감소폭이다. 휴대전화 수출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한 2008년 11월 24.6% 감소한 이래 20개월 연속 수출 감소 행진을 보이고 있다. 통계만 보면 한국 수출에서 이만한 불효 상품도 없다.
세계시장을 석권하면서도 수출은 지지부진한 이같은 역설이 나온 배경은 휴대전화 생산지역의 변화 때문이다. 관세청 오현진 사무관은 “휴대전화 업체가 무역장벽과 환율 변동성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 휴대전화 생산기지를 적극 늘리면서 수출액이 줄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재 지식경제부 자료를 보면 2008년 휴대전화 해외출하비중은 48.1%였지만 지난해 58.3%로 10%포인트 이상 뛰었으며 올해는 1분기에 60.8%로 60%선을 돌파했다. 휴대전화 10대 중 6대를 외국에서 생산해 소비하다 보니 국내 수출액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수출단가 하락도 휴대전화 수출전선에 영향을 줬다. 각국의 수출경쟁이 심해져 수출가격을 내리는 바람에 수출물량이 늘어도 버는 돈은 줄었다는 것이다. 휴대전화 수출단가는 지난해 3분기에 전분기보다 13.7%나 줄었으며 지난해 4분기에는 6.9%, 올 1분기에는 5.2% 낮아졌다.
관세청은 다만 “8월 이후에는 고가의 스마트폰 수출이 늘면서 수출 감소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