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한복 제품 홍보에 바쁜 ‘성균관스캔들’ 제작발표회

특정 한복 제품 홍보에 바쁜 ‘성균관스캔들’ 제작발표회

기사승인 2010-08-17 17:39:01

[쿠키 연예] KBS 2TV 새 월화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이 첫 걸음부터 비거덕거렸다. 작품을 대중에게 공개하기에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가 제품 홍보의 장으로 전락해버렸기 때문이다.

17일 오후 2시 서울 광장동 W호텔에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장은 공식 기자회견 중 40분 가까이 한복 패션쇼에 할애해 참석자들의 눈총을 샀다. 최근에 열린 제작발표회 중에서 무대 앞이 작게 보일 정도로 비교적 큰 규모의 홀을 빌린 게 한복 패션쇼를 진행하기 위한 것임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한복 패션쇼는 1,2부로 나뉘어 진행됐으며, 2009~2010년 미스코리아 수상자 15명과 모델 10명이 무대에 메인 모델로 서면서 막이 올랐다. 각양각색으로 수놓아진 화려하면서도 우아한 한복의 자태는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았기에 충분했다. 특히 ‘성균관 스캔들’이라는 작품이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라 우리나라 전통 의상인 한복에 대한 아름다움을 알리는 자리라는 명분은 얼핏 볼 때 있어 보였다.

하지만 드라마 제작 및 협찬에 참여한 L한복의 제품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노골적 자리’라는 점에서 불편한 시선을 거두기 어려웠다.

미스코리아가 패션쇼 모델로 참석하게 된 배경도 L한복이 2009년 미스코리아 대회 협찬사로 활약했기 때문이었다. ‘성균관 스캔들’ 배우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둘 또는 셋씩 짝을 지어 한복을 입고 무대 위를 걸으며, 몸값 비싼 모델로서 다양한 포즈를 취해야 했다.

관객과 취재진이 눈살을 찌푸리는 동안 L한복 관계자 및 제작사는 흡족해 했을 터. ‘한류스타’로 주가가 높은 동방신기 믹키유천의 연기 도전작으로 화제를 모아 국내외 100여 개 이상의 매체가 한꺼번에 몰려들어 제품을 홍보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시아 전역에서 ‘한류 샛별’로 주목을 받고 있는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의 박민영, 영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의 유아인, 영화 ‘쌍화점’ ‘마음이’ 등에 출연한 송중기가 주연배우로 자리해 다양한 팬 층까지 확보할 수 있었다.

한복 패션쇼에 상당 시간을 할애해 공식 기자회견은 2시간쯤 걸쳐 마무리 됐다. 일반적으로 제작발표회에서 개별 라운드를 진행하기까지 사전 공식 행사가 1시간 전후라는 점에서 볼 때 상당한 시간이 소비된 것이다.

물론 요즘 드라마 제작이 외주사나 협찬사의 도움이 없이는 제작되기 힘든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렇게 공식적 자리를 빌려 제품 홍보를 해주면서까지 제작 환경을 개선해야 하는 현실로 인해 정작 땀을 흘린 배우들의 노고가 퇴색되지 않을까 씁쓸하기만 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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