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당시 하모(41)씨는 불길을 피하려고 3층에서 뛰어내리다 갈비뼈 12개가 부러지고 머리가 깨졌다. 정모(51)씨는 팔다리와 얼굴이 2도 화상을 입었다. 나머지 9명은 얼굴과 몸에 1~2도 화상을 입거나 연기를 들이켰다. 이들은 서울아산병원과 서울의료원 등 강남 일대 병원 3곳으로 이송됐다.
고시원생 1명과 4~5층 주택에 사는 주민 4명은 화재 경보음을 듣고 옥상으로 피해 화를 피했다.
불은 고시원 3층의 23개 객실 150㎡ 면적 가운데 40㎡를 태워 2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내고 12분 만에 꺼졌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이 건물 지하 1층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박모(28·여)씨가 앞서 플라스틱 생수통에 휘발유를 담아 건물 옥상으로 올라간 사실을 건물 감시카메라 녹화영상에서 확인했다.
박씨는 사채 빚 때문에 목숨을 끊으려다 마음을 고쳐먹고 건물 계단을 내려오는 길에 3층 입구에서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불이 났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들고 있던 약솜과 라이터를 생수통과 함께 떨어뜨리면서 바닥에 쏟은 휘발유에 불이 붙었다는 것이다. 박씨도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현주건조물 방화치상 혐의로 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