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IT] 아이폰4가 '수모'를 당하고 있다. 물량 부족으로 소비자들의 원성이 커져 가고 있는 가운데 아이폰4 예약구매자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다.
제조사인 애플과 우리나라 판매사인 KT가 제대로 물량도 확보하지 않은 채 대대적인 판촉활동에 나서자 사전예약해놓았던 사용자들이 몇달씩의 기다림에 지쳐 아이폰 대열에서 대거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IT·방송 분야 전문 컨설팅·시장조사 업체인 애틀러스가 최근 밝힌 휴대전화 유통 동향 보고에 따르면 아이폰4는 판매량이 급감, 9월 넷째주에 2만9900대를 판매하며 전체 5위로 추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아이폰4는 출시 첫 주인 9월 둘째주에 6만2000대를 판매하며 10주 이상 1위를 달리던 갤럭시S를 단번에 앞서는 등 누적 판매량 15만여대로 2주 연속 1위를 달려왔다.
하지만 넷째주에는 5만9100대를 판매한 ‘최대 라이벌’ 갤럭시S의 절반 정도 밖에 되지 않았으며, 매직홀폰(4만3800대)·꼬모폰(4만2700대)·코비폴더폰(3만1500대)에도 뒤졌다.
다만 9월 넷째주에 번호이동에 의한 판매비중은 아이폰4가 54%로, 35%인 갤럭시S에 비해 타사가입자 유치 효과는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애틀러스는 최근 고객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아이폰4 ‘물량부족’을 원인으로 들었다.
애틀러스는 “물량 부족에 의한 시즌2 예약구매자들의 개통 지연도 한몫 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실제로 아이폰4 예약 판매 이후를 기다리던 대기수요자 중 일부는 아이폰4의 실구매 시점이 불확실해지면서 갤럭시S와 베가로 돌아선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9월 넷째주에 SK텔레콤에서 가장 크게 판매량이 증가한 모델은 갤럭시S와 베가로, 갤럭시S는 2만4000대, 베가는 6000대 늘어났다.
아이폰4는 전체 순위뿐만 아니라 KT내에서도 ‘굴욕’을 당했다. 9월 넷째주 KT모델 중 아이폰4 16GB는 1만9400대가 팔리며 출시 3주만에 3위로 밀려났고, 32GB는 TOP5 안에 들지도 못했다. 1위는 2만6600대가 팔린 꼬모폰, 2위는 2만1800대가 팔린 매직홀폰이었다.
최근 KT는 아이폰4의 물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개통이 지연되는 등 예약가입자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KT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금일(29일) 공지 예정이었던 시즌2 예약가입 고객에 대한 공지는 추후 올리겠다”며 “최선을 다했으나 사정상 불가피하게 연기할 수밖에 없음을 양해 부탁드린다”라고 밝혔고, 고객들은 “충분한 물량 확보도 없이 예약부터 강행한 건 결국 소비자를 기만하는 처사”라며 원성을 쏟아내고 있다.
한편 KT는 오는 8일부터 시즌2 개통을 시작, 다시 한 번 반격을 노린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