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수산품의 도매가격이 지난달 급등세를 보였다. 특히 최근 공급부족으로 가격이 치솟은 무와 배추외에 시금치와 피망의 도매값이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도매가격은 소비자가격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당분간 물가상승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전월대비 1.0%, 전년동월보다는 4.0% 올랐다고 10일 밝혔다. 전월대비로는 지난해 7월(1.2%)이후 1년2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전년동월은 3개월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소비자물가처럼 농림수산품의 가격급등세가 생산자 물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농림수산품은 지난달 전달보다 16.0%나 올라 통계가 작성된 1965년이래 사상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전년동월로도 29.6%가 뛰어 1981년 6월(32.9%)이후 29년여만에 최고치다.
농림수산품을 세부적으로 보더라도 잇단 신기록이 작성됐다. 전월대비 채소류 상승률(59.5%)은 사상최대이고 전년동월대비(126.2%)는 지난 88년 7월(134.4%)이후 가장 높다.
채소에서 시금치는 8월보다 가격이 무려 219.8%나 올랐다. 지난해 같은달의 가격 대비 상승률도
192.4%. 전월대비, 전년동월대비 모두 상승률이 역대최고치다. 피망 역시 전달보다 152.8%나 뛰어 역대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공급파동까지 불렀던 배추는 130.8%, 파 117.7%, 풋고추 114.5% 등 2배 이상 가격이 오른 품목만 5개나 된다.
채소외에 수산식품도 전년동월보다 14.7% 올랐고 공산품 상승세도 이어지면서 지난달 생산자 물가를 끌어올렸다.
한은 물가통계팀 이병두 차장은 “태풍 곤파스와 계속된 일기 불순 등으로 농작물 가격이 크게 올랐다”며 “정부가 이달들어 중국산 배추 수입 등 적극적인 채소류 가격안정대책을 추진하고 있어 어느정도 효과를 볼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매가격은 소비자물가에 통상 한달가량의 시차로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가격안정 대책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세가 꺾이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