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차전 모두 1점차 박빙의 승부였다. 마지막 선수가 아웃될 때까지 승부의 향방을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처절한 혈투의 연속이었다. 양 팀 모두 투수도 소진됐다. 그래서 5차전의 향방도 안개 속이다. 다만 활발한 타격전이 되고, 삼성 배영수와 두산 김현수가 승리의 키를 쥐고 있다는 조심스러운 분석은 나온다.
삼성과 두산은 3, 4차전 때 각각 7명과 9명의 투수를 기용하는 벌떼 마운드 작전을 펼쳐 출혈이 컸다. 일단 선발은 히메네스(두산)가 차우찬(삼성)에 앞설 것으로 보인다. 3, 4차전 각각 9명씩 투수를 내세운 두산 김경문 감독은 모든 투수들을 총동원했지만 끝내 히메네스는 등판시키지 않았다. 반면 차우찬은 4차전 때 중간 계투로 나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히메네스는 6일을 쉬었지만 차우찬은 이틀만 쉬고 던진다. 히메네스는 또 지난 8일 2차전 때 7이닝 동안 삼진 2개를 곁들이며 5안타 무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잠재우고 승리투수가 돼 삼성에 강한 면모를 보인 바 있다.
그 다음부터는 불펜 총력전이 불가피하다. 삼성은 필승 계투진이 필패 계투진이 됐다는 비아냥을 받고 있지만 그래도 ‘썩어도 준치’라고 정현욱과 정인욱, 권오준, 이우선, 안지만을 차례로 투입할 계획이다. 특히 선동열 감독은 4차전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며 무너져가는 삼성호를 지킨 ‘돌아온 에이스’ 배영수에 기대를 걸고 있다. 타선에서는 1·4차전 MVP로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하는 박한이와 ‘젊은 사자’ 김상수(타율 0.357), 조영훈(타율 0.600)이 선봉에 선다.
두산 역시 마운드 총동원령을 내리고 결전에 나선다. 두산은 3·4차전에 투수를 너무 많이 소진했다. 4차전의 경우 11명의 투수 엔트리 중 5차전 선발로 내정됐던 히메네스와 부진한 정재훈을 제외한 9명이 총동원됐다. 다행히 두산은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5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임태훈과 철벽 불펜을 구축한 좌완 레스 왈론드, 이현승이 버티고 있다. 타선에서는 김현수가 천군만마다. 두산의 클린업트리오 중 김동주와 최준석은 활발한 타격을 선보이고 있었지만 김현수는 포스트시즌 22타수 2안타로 크게 부진했었다. 하지만 김현수가 4차전에서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부활의 신호탄을 쏨에 따라 두산의 공격력도 더욱 탄탄해질 전망이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