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오늘 아침 가장 좋은 뉴스네요. 칭찬하고 격려해주세요”
두살배기 남자아기를 용감하게 구해낸 한 여고생이 네티즌들의 아침을 흐뭇하게 해주고 있다. 4일 서울 강동경찰서에 따르면 천호동에 거주하는 고교생 김한슬(16·광문고1)양은 지난달 30일 오후 5시40분쯤 교회에 갔다가 귀가하는 길에 아찔한 광경을 목격했다.
기껏해야 두세살 정도 밖에 되지 않아 보이는 아기가 2층 창문 밖으로 하반신을 내놓은 채 대롱대롱 매달려 있던 것. 아기는 두발을 꼼지락거리며 겁에 질려있는 듯 했다. 높이가 족히 4~5m는 돼보여 만약 아기가 떨어진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장담할 수 없었다.
몇몇 이웃들이 지켜보고 있었지만 모두들 철조망까지 처져 있는 어른키만한 담 때문에 탓에 안타깝게 지켜보고만 있었다. 누군가 경찰에 신고는 했지만 경찰관이 도착하기 전에 아기가 떨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도저히 보고만 있을 수 없다고 판단한 김양은 담벼락을 기어 올라갔고, 담을 넘자마자 아기는 균형을 잃어 창문에서 떨어졌다. 하지만 아기는 재빨리 달려온 김양의 두 팔로 떨어졌고, 김양은 아기를 안전하게 안은 채 뒤로 넘어졌다.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오전 10시 현재 트위터에는 김양에게 칭찬의 RT(리트윗·Retweet)에 동참하자는 글이 총RT 횟수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실시간 급상승 RT 횟수 역시 3위를 기록하며 네티즌들 사이에서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모두들 “대단하다” “맘껏 칭찬해주자” “오늘 아침 가장 좋은 뉴스” 등 어른들도 발휘하지 못한 어린 여고생의 용기에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경찰관이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 김양은 이미 외할머니에게 아기를 안겨주고 떠난 뒤였다.
김양이 구해준 아기 김모(2)군은 함께 있던 외할머니가 외출한 사이 잠에서 깨어나 화장대를 딛고 올라 창문을 넘은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전했다.
현장에 출동했던 암사지구대 설동권 경사는 “맞벌이하는 부모는 집에 없었고 아기는 외할머니 품에 안겨 울고 있었다”며 “아기가 어린 데다 바닥이 콘크리트여서 조금만 늦었으면 큰일이 날 뻔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김양은 철조망을 넘으면서 스타킹이 약간 찢어졌지만 다행히 부상은 없었다. 경찰은 집에 돌아간 김양을 수소문한 끝에 찾아 이날 오전 표창장과 격려금 20만원을 줄 예정이다.
한편 광문고등학교측은 김양에게 대학입학금 전액 지원을 약속했다. 이 학교 생활지도부장인 황정익 교사는 “김한슬 학생이 다른 학생들에게 너무나 훌륭한 모범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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