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새벽 서울 논현동 모 오피스텔에서 ‘바카라’ 도박을 한 혐의(도박 등)로 다른 14명과 함께 체포된 최모(33)씨가 오전 8시쯤 역삼동 강남경찰서로 이송됐다.
형사과 내 대기실에서 조사받을 순서를 기다리던 최씨는 오전 9시26분쯤 휴대전화로 통화하는 척하며 형사과를 빠져나갔다. 최씨 일행이 대기실에 들어간 지 1분30초 만이었다. 형사과 문은 쇠창살이 쳐져 있는 데다 닫히면 자동으로 잠기기 때문에 경찰관이 열어주지 않으면 드나들 수 없다.
경찰은 최씨가 그대로 정문 밖까지 걸어 나가 경찰서 왼편 강남운전면허시험장 쪽으로 달아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안 경찰은 최씨와 함께 검거된 피의자들을 부랴부랴 유치장에 가두고 형사들을 급파했지만 만 하루를 넘긴 7일 오전까지 정확한 소재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람이 많은 상황에서 경찰관이 압수물 기록을 보고 있다가 피의자를 구별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씨는 불구속 입건 대상이었는데 도주하는 바람에 일이 커졌다”고 말했다.
최씨는 검거 직후 관할 파출소에서 ‘도박을 하지 않고 구경만 했다’는 진술서만 쓴 상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