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 피해 외국인, 처벌 원하는 분명한 이유…“공정사회 구현을 위해”

절도 피해 외국인, 처벌 원하는 분명한 이유…“공정사회 구현을 위해”

기사승인 2010-11-09 14:34:01
[쿠키 사회]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외국인이 ‘공정사회’ 구현을 위해 자신의 물건을 훔친 사람을 처벌해 달라고 경찰에 요청했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9일 출장 차 한국에 온 외국인의 지갑을 훔친 혐의(절도)로 중고차업체 세차원 김모(43)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는 8일 오후 11시23분쯤 중고차 시장이 있는 서울 용답동 한 모텔 앞에서 휴대전화로 통화하는 몽골인 바담(30)씨의 바지 뒷주머니에서 장지갑을 훔친 혐의다. 지갑에는 한국 돈 2만5000원, 몽골 돈 3만원 상당 등 현금만 5만5000원 정도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김씨는 “인근 술집에서 소주를 마시고 귀가하던 길이었다”며 “등을 돌리고 있는 피해자의 바지 뒷주머니 밖으로 솟은 장지갑이 눈에 띄어서 술김에 훔쳤다”고 진술했다.

바담씨는 몽골 현지 중고차 매매업체 직원으로 영업 차 한국을 방문했다. 앞서 영업 상대와 소주 한 병 정도 마시고 모텔로 돌아온 바담씨는 바람을 쐬려고 밖에 나와 전화하던 중이었다.

한국어에 능통한 바담씨는 전화 도중 김씨가 자신의 지갑을 훔치는 것을 알아차리고 김씨를 붙잡은 뒤 한국말로 “도둑이야”라고 소리쳤다. 이 소리를 듣고 나온 모텔 종업원이 김씨를 도망하지 못하게 붙잡고 경찰에 신고했다.

바담씨는 처벌을 원하느냐고 묻는 경찰관에게 “공정한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처벌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 말에 놀란 경찰관이 “그 말을 어떻게 아느냐”고 묻자 바담씨는 “한국을 자주 왔다 갔다 하면서 들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강창욱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