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조→31조→450조’, G20 경제효과는 마술?

‘24조→31조→450조’, G20 경제효과는 마술?

기사승인 2010-11-10 16:45:00
[쿠키 경제] G20(선진 20개국) 정상회의의 예상 경제효과에 대한 각종 분석 보고서가 혼란만 부채질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언론을 통해 공개되는 보고서마다 들쭉날쭉한 결과에 개최 날짜가 다가올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경향을 보이며, 객관적 효과를 알려주기보다는 행사 정당성을 강조하고 반대여론을 잠재우는 용도로 쓰이는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낳고 있다.

지난 9월 15일 삼성경제연구소는 G20으로 인한 직·간접적인 경제적 파급효과가 21조5000억원~24조6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 결과를 내놨었다. 이때 삼성경제연구소는 기업 홍보효과(약 1조원), 수출증대 효과(약 19조원), 해외자금 조달비용 절감효과(약 1조원) 등 간접적인 경제이익이 최소 21조4553억원에 이를 것이란 예측을 내놨다.

이어 지난달 7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서울 G20 정상회의 개최의 경제적 효과’ 보고서에서 직접적인 효과 2667억원과 간접적인 효과 31조80억원 등 총31조2747억원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분석 결과와 최소 7조여원, 최대 10조여원 늘어난 것이다.


이 보고에서는 직접 효과에 대해 예상 방문객 규모(1만5000여명)의 소비 지출 환산액과 생산·부가가치 등 부대효과를 합친 산업 연관 효과(969억원)에, 2억달러에 달하는 국가브랜드 홍보효과로 국내기업들이 약 1억5000만달러(1698억원)의 광고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간접 효과에 대해서는 G20 개최로 수출이 20조1427억원 늘어나고, 이에 따른 부가가치가 10조5749억원 발생할 것 등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한달 뒤 시점과 산술이 달라지긴 했지만 G20의 경제효과를 나타내는 숫자는 무려 약 ‘450조’으로 껑충 뛰었다.

지난 7일 한국무역협회 대전·충남본부는 국제무역연구원의 조사결과를 인용해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발발 이후 G20 정상회의가 한국에 ‘450조8000억원’의 기여를 했다고 밝혔다. 금융위기 발발 이후 G20을 통한 국제공조 성공을 실패한 경우와 비교했을 때 국내에 미친 경제효과가 450조8000억원이라는 설명이다.



이렇다보니 인터넷에는 “너무 부풀려진 것 아니냐” “실상을 제대로 모르는 국민들 상대로 숫자로 현혹시키는거냐” “G20 두번만 했다간 전 국민 놀고 먹어도 되겠다” 등 비판의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엇갈리는 재계의 셈법에 저마다 근거가 있더라도 시민은 결과로 제시되는 숫자에 주목하기 마련이고,
이를 모를 리 없는 재계가 수출 증대 등 직접 효과뿐 아니라 국가 브랜드 가치 상승을 포함한 온갖 간접 효과를 동원해 경제 효과 부풀리기에 집중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는 목소리다. 경제 효과가 막대하다는 인상만 줄 뿐 시민 개개인에게 어떤 이익을 미치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어 오히려 공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라고 볼 수도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강창욱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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