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경찰에 따르면 경북 경산에서 기차를 이용해 혼자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찾은 정모(62)씨는 이날 오후 1시9분쯤 미리 0.5ℓ 짜리 수통에 분뇨를 담아와 노 전대통령의 박석 묘비 전면부에 뿌렸다.
정 씨는 곧바로 사저 주변을 지키던 전경들에 의해 붙잡혀 경찰에 넘겨졌다. 그는 검거 당시 자필로 준비해온 유인물 3∼4장을 소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유인물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이 전교조·전공노·민주노총 등 민주세력을 가장한 친북좌파 세력을 도와 청소년들을 세뇌시켰으며, 온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하고 국가 정체성을 혼돈에 빠뜨렸다”고 주장했다.
사건 직후 노 전 대통령 묘소는 초록색 비닐로 가려졌다. 또 참배객들의 접근이 통제되다가 오후 3시10분이 지나서야 다시 일반인들의 접근이 가능해졌다. 당시 묘역 주변에는 휴일을 맞아 봉하마을을 찾은 참배객 150여명이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의 형 건평 씨는 분뇨 테러 사실을 전해 듣고 “노 전 대통령의 업적은 업적대로 받아들여져야 하는데 이같은 일이 발생해 아쉽다”며 “고의로 이같은 일을 실행했다면 처벌을 받아 마땅하겠지만 정신적인 문제가 있거나 고의가 아니라면 굳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봉하 재단’의 김경수 사무국장은 “있어서는 안될 일이 발생해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지금은 경찰의 수사를 지켜보고 있으며, 수사 결과가 나오면 별도로 입장을 밝히겠다”고 전했다.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는 봉하마을 사저에서 이같은 사실을 전해듣고 충격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현재 정 씨를 김해서부경찰서로 이송해 범행 경위 등을 조사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해=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